전기차량의 내외장 디자인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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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구상(koosang@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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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9-04 11:44: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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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들 주변에 전기차량이 의외로 많이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물론 하루에 한 대도 못 만니는 경우가 더 많지만, 이제는 단지 뉴스에서만 보던 멀기만 한 존재는 아님에 틀림 없다. 사실 순수한 충전식 전기차량을 기준으로 한다면 여전히 ‘흔치 않은 차’라고 할 수 있지만, ‘전동화’ 라는 기준으로 본다면, 내연기관과 전기모터를 함께 쓰는 하이브리드 방식의 차량 역시 전기차량인 것은 틀림 없다. 그리고 우리 주변에서는 이제 적지 않은 전동화 차량들을 볼 수 있다.
전기동력을 쓰는 차량들은 사실 차체 디자인에서 큰 차이는 나지 않는다. 다만 엔진이라는 아날로그적인 존재가 없다는 점 때문에 디지털적 감성이 좀 더 강하게 다가오는 것이 전기동력 차량의 디자인 특징일 것이다.
새로 등장한 코나 일렉트릭 역시 기존의 엔진을 쓰는 코나와 전기동력의 코나는 기본적인 차체 형태는 같지만, 여러 부분에서 좀 더 디지털화 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단연코 앞이 막혀 있는 라디에이터 그릴 디자인이다. 전기동력 차량은 엔진의 열을 식혀주기 위한 방열기(radiator)가 없으므로 공기저항을 조금이라도 더 줄이기 위해 그릴을 만들지 않는다. 그러나 막혀 있는 그릴이 주는 이미지 차이는 적지 않다.
여기에 헤드램프와 테일 램프의 그래픽이 디지털적 이미지와 전기의 흐름을 형상화 시킨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한 차이는 실내에서 더 확연하다. 버튼으로 설정된 셀렉터 인터페이스를 비롯해 프론트 콘솔 아래쪽을 마치 쿄량처럼 설계해 변속기가 사라진 공간을 활용하고 있는 것이 그것이다.
2017년에 출시된 쉐보레 볼트(Bolt) 역시 충전식 전기차량이다. 기존하던 볼트(Volt)라는 이름의 차는 하이브리드 방식이지만, B로 시작되는 볼트는 5도어 해치백의 소형 승용차의 차체를 가진, 쉐보레 트랙스 정도의 크기를 가진 차량이면서, 가솔린 엔진은 전혀 쓰지 않는 순수한 전기동력의 차량이다. 그래서 왼쪽 앞 펜더에는 충전기에 연결할 수 있는 단자가 마치 연료 주입구처럼 생긴 리드 안쪽에 자리잡고 있다.
전기동력 볼트의 차체 외부 디자인 이미지 역시 막혀 있는 라디에이터 그릴의 디자인이 가장 대표적인 차이점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로써 디지털적 인상과 아울러 매끈한 인상의 차체와 테일 램프 그래픽이 전기의 파형을 모티브로 하는 그래픽을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뒤 유리와 테일 게이트, 테일 램프가 만나는 부분의 디자인은 자동차이기보다는 전자제품과도 같은 감성을 보여주고 있다.
전기동력 볼트의 플랫폼은 기존의 트랙스와 아베오와 함께 쓰는 감마 아키텍쳐로 알려지고 있다. 이걸 보면 쉐보레 브랜드의 친환경 차량 디자인은 차체의 크기나 유형과 상관 없이 차체 스타일 이미지는 연료전지 콘셉트 카 볼트(VOLT)의 이미지로 통일하려는 것 같다.
전기동력 볼트의 실내 디자인에서도 센터 페시아와 속도계가 들어간 클러스터에 대형의 액정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다. 이제 전기차량의 인스트루먼트 패널에서 액정 패널은 ‘기본’이 돼 버렸다. 인스트루먼트 패널을 보면 크러시 패드를 매우 밝은 색으로 설정하면서 푸른색의 무드 라이트를 적용해서 우리들이 그간 봐 온 차들과는 사뭇 다른 인상의 디지털적 감성을 강조하고 있다.
또 한편으로 실내 바닥에는 센터 터널이 없어서 앞쪽 콘솔 아래쪽의 공간 활용도가 높다. 물론 실내 바닥에 돌출이 없다는 걸 한눈에 알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앉아 있으면 의외로 무언가 다르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전기차량은 외관만 본다면 기존의 내연기관 차량과 별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내외장 디자인의 소소한 차이점들에서 의외로 적지 않게 다가오는 것이 전기동력 차량의 특징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들은 이제 우리들 곁에 와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