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차의 디자인리뷰 - 17. 기아 K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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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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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9-12-12 12:36: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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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의 기함(旗艦, flagship) K7이 공개됐다. 전륜구동방식의 플랫폼으로 오피러스를 대체하는 기아의 최고급 승용차로 등장한 것이다. 치프 디자이너 피터 슈라이어의 영입 이후 ‘디자인의 기아’라는 기치를 내걸고 모든 차량의 디자인이 ‘물갈이’ 되어 왔었고, 이제 K7의 등장으로 실질적인 디자인의 물갈이가 마무리된 셈이다.
물론 아직 경승용차 모닝이 남아있긴 하지만, 모닝은 이미 한 번 페이스리프트 돼서 약간의 물갈이가 되었고, 내년에 풀 모델 체인지가 잡혀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에, 2010년형으로 등장한 K7으로 인해 주요 차종들의 디자인의 변화는 거의 마무리되었다고 해도 틀리지 않을 듯하다. 새로운 조형으로 등장한 고급승용차 K7의 디자인을 살펴보자.
스포티한 프로포션과 모던한 이미지
K7의 차체 측면은 역동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A 필러에서 C 필러까지 날씬한 곡선(곡선이라기보다는 직선에 가까운 팽팽하게 당겨진 탄력 있는 곡선이다)으로 연결된 지붕선은 그 자체로써도 역동적이지만, 뒷 유리 각도가 낮게 누워있으면서 뒤 트렁크의 길이가 매우 짧아 스포티한 인상을 주고 있다.
새로운 기아자동차의 브랜드 성격과 디자인 특성이 젊은 취향임을 고려하면, 차체에서 역동적 비례의 특징은 기아의 모든 차종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이 후드가 짧은 비례는 전륜구동방식을 채택한 승용차들에서 비교적 공통된 것으로써, 엔진룸이 작아지면서 그만큼 실내공간의 비중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한편으로 차체 측면에서 관찰되는, 도어 핸들로 지나가는 캐릭터라인과 그 위쪽의 유리창과 차체가 만나는 벨트라인, 유리창의 실루엣 등에서 쐐기형으로 기울어진 직선에 의한 역동성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역동적인 변화를 가진 선들이 여러 곳에 쓰이고 있다. 벨트라인이 흘러가다가 뒷문에서 치고 올라가는 킥업(kick-up)처리는 다이내믹한 이미지를 주며, 앞문에서 시작된 캐릭터 라인도 한번 꺾여서 뒤로 나간다. 앞 범퍼 파팅 라인도 어디론가 달려가고, 뒤 범퍼 파팅 라인도 테일 램프 쪽으로 달려간다. 모두가 힘 있게 달려가는데, 한편으로 통일성이 부족한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도 살짝 스친다. 물론 모든 라인을 똑같이 정렬시켜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전체적인 내외장 디자인의 특징
차체의 전체 형태와 디테일에서는 불필요한 형태를 배제한 깔끔한 이미지를 볼 수 있다. 그리고 K7의 가장 큰 차별적인 요소로써 느껴지는 것이 바로 빛의 활용이다. 최근에 전자기술의 발달은 LED라는 발광 소자를 대중화시키면서 다양한 밝기와 색상, 게다가 소비전력과 열의 발생 감소에서 현저한 진보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차량의 내외부에서 LED를 활용한 다양한 연출기법이 외국의 차량에서도 등장하고 있다. 오히려 국내에서 K7의 등장으로 이제야 만나볼 수 있게 된 것이 다소 늦은 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그동안 몇몇 차종에서 LED를 활용해 왔지만, K7만큼 다양한 활용을 보여준 경우는 없었다.
감성품질과 디자인
K7의 물리적인 품질, 즉 시각적인 마무리나 분할선의 설정 등에서도 수준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뒷 범퍼의 측면 분할 선은 테일 램프 분할 라인에서부터 연장되어 설정되었는데, 사실 이와 같이 조형요소를 극도로 단순화시킨 디자인을 하는 것은 복잡하고 구불구불한 디자인을 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디자인 내공’을 필요로 한다. 복잡하고 요란한 디자인은 결코 수준 높은 디자인이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기아의 디자인은 장족의 발전을 한 듯하다. 외국인 치프 디자이너의 영입에 의한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디자인의 전문성을 인정하는 경영마인드가 더 큰 역할을 했음은 말할 나위 없다.
그런데 브랜드를 인식시키기 위한 ‘장치’들에서는 조금 더 연구가 필요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검정색의 차체에서는 라디에이터 그릴이 차체와 어느 정도 조화를 이루는데, 밝은 색 차체에서는 조금은 복잡하고 손이 많이 간 느낌을 준다. 전반적인 K7의 느낌은 심플함인데, 라디에이터 그릴의 형태와, 후드에 붙은 기아 배지는 고민스러운 마음을 지울 수 없다. 게다가 앞 범퍼에 번호판까지 붙이면 정리된 인상은 사라져 버린다. 그렇다고 번호판을 떼고 다닐 수는 없는 노릇이지 않은가?
사실 실무 디자이너들이 애써 작업하는 것에 비하면, 필자가 이렇게 말로써 평가하는 것은 쉽다. 그렇기 때문에 필자는 최근의 국산차들을 보면서 실무 디자이너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든다. 누구든 말로 비판하기는 쉽지만, 실제로 잘 된 디자인을 하기는 너무나 어렵기 때문이다. 새로이 등장한 K7은 앞으로 더욱 더 발전된 국산차의 디자인을 기대하게 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물론 아직 경승용차 모닝이 남아있긴 하지만, 모닝은 이미 한 번 페이스리프트 돼서 약간의 물갈이가 되었고, 내년에 풀 모델 체인지가 잡혀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에, 2010년형으로 등장한 K7으로 인해 주요 차종들의 디자인의 변화는 거의 마무리되었다고 해도 틀리지 않을 듯하다. 새로운 조형으로 등장한 고급승용차 K7의 디자인을 살펴보자.
스포티한 프로포션과 모던한 이미지
K7의 차체 측면은 역동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A 필러에서 C 필러까지 날씬한 곡선(곡선이라기보다는 직선에 가까운 팽팽하게 당겨진 탄력 있는 곡선이다)으로 연결된 지붕선은 그 자체로써도 역동적이지만, 뒷 유리 각도가 낮게 누워있으면서 뒤 트렁크의 길이가 매우 짧아 스포티한 인상을 주고 있다.
새로운 기아자동차의 브랜드 성격과 디자인 특성이 젊은 취향임을 고려하면, 차체에서 역동적 비례의 특징은 기아의 모든 차종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이 후드가 짧은 비례는 전륜구동방식을 채택한 승용차들에서 비교적 공통된 것으로써, 엔진룸이 작아지면서 그만큼 실내공간의 비중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한편으로 차체 측면에서 관찰되는, 도어 핸들로 지나가는 캐릭터라인과 그 위쪽의 유리창과 차체가 만나는 벨트라인, 유리창의 실루엣 등에서 쐐기형으로 기울어진 직선에 의한 역동성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역동적인 변화를 가진 선들이 여러 곳에 쓰이고 있다. 벨트라인이 흘러가다가 뒷문에서 치고 올라가는 킥업(kick-up)처리는 다이내믹한 이미지를 주며, 앞문에서 시작된 캐릭터 라인도 한번 꺾여서 뒤로 나간다. 앞 범퍼 파팅 라인도 어디론가 달려가고, 뒤 범퍼 파팅 라인도 테일 램프 쪽으로 달려간다. 모두가 힘 있게 달려가는데, 한편으로 통일성이 부족한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도 살짝 스친다. 물론 모든 라인을 똑같이 정렬시켜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전체적인 내외장 디자인의 특징
차체의 전체 형태와 디테일에서는 불필요한 형태를 배제한 깔끔한 이미지를 볼 수 있다. 그리고 K7의 가장 큰 차별적인 요소로써 느껴지는 것이 바로 빛의 활용이다. 최근에 전자기술의 발달은 LED라는 발광 소자를 대중화시키면서 다양한 밝기와 색상, 게다가 소비전력과 열의 발생 감소에서 현저한 진보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차량의 내외부에서 LED를 활용한 다양한 연출기법이 외국의 차량에서도 등장하고 있다. 오히려 국내에서 K7의 등장으로 이제야 만나볼 수 있게 된 것이 다소 늦은 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그동안 몇몇 차종에서 LED를 활용해 왔지만, K7만큼 다양한 활용을 보여준 경우는 없었다.
감성품질과 디자인
K7의 물리적인 품질, 즉 시각적인 마무리나 분할선의 설정 등에서도 수준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뒷 범퍼의 측면 분할 선은 테일 램프 분할 라인에서부터 연장되어 설정되었는데, 사실 이와 같이 조형요소를 극도로 단순화시킨 디자인을 하는 것은 복잡하고 구불구불한 디자인을 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디자인 내공’을 필요로 한다. 복잡하고 요란한 디자인은 결코 수준 높은 디자인이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기아의 디자인은 장족의 발전을 한 듯하다. 외국인 치프 디자이너의 영입에 의한 것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디자인의 전문성을 인정하는 경영마인드가 더 큰 역할을 했음은 말할 나위 없다.
그런데 브랜드를 인식시키기 위한 ‘장치’들에서는 조금 더 연구가 필요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검정색의 차체에서는 라디에이터 그릴이 차체와 어느 정도 조화를 이루는데, 밝은 색 차체에서는 조금은 복잡하고 손이 많이 간 느낌을 준다. 전반적인 K7의 느낌은 심플함인데, 라디에이터 그릴의 형태와, 후드에 붙은 기아 배지는 고민스러운 마음을 지울 수 없다. 게다가 앞 범퍼에 번호판까지 붙이면 정리된 인상은 사라져 버린다. 그렇다고 번호판을 떼고 다닐 수는 없는 노릇이지 않은가?
사실 실무 디자이너들이 애써 작업하는 것에 비하면, 필자가 이렇게 말로써 평가하는 것은 쉽다. 그렇기 때문에 필자는 최근의 국산차들을 보면서 실무 디자이너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든다. 누구든 말로 비판하기는 쉽지만, 실제로 잘 된 디자인을 하기는 너무나 어렵기 때문이다. 새로이 등장한 K7은 앞으로 더욱 더 발전된 국산차의 디자인을 기대하게 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