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 전기 차량 ZOE의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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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구상(koosang@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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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9-01 17:39: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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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르노의 충전식 전기 동력 차량 조에(ZOE)가 국내에 출시됐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르노 조에는 2013년에 첫 출시된 이후 유럽 시장에서는 21만 6,000대가 판매된 베스트 셀러 전기동력 차량이다. 국내에 출시되는 조에는 유럽으로부터의 수입 완제품이어서 전면부에 커다란 르노의 로장쥬 엠블렘을 달고 있다.
글 / 구상 (자동차 디자이너, 교수)
![e245c05c672a8cdf71a42d3018dbdc13_1598949481_3105.jpg e245c05c672a8cdf71a42d3018dbdc13_1598949](http://global-autonews.com/data/editor/2009/e245c05c672a8cdf71a42d3018dbdc13_1598949481_3105.jpg)
르노 조에는 전장 4,084mm, 전폭 1,730mm, 전고 1,562mm에 축거는 2,588mm로 C세그먼트에 가까운 차체 치수를 보여주고 있다. 국내에 출시되는 것은 2020년형 2세대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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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조에는 2013년형으로 나왔었는데, 사실상 1세대와 2세대 모델의 차이는 헤드램프와 그릴, 범퍼 정도의 차이를 보여준다. 물론 그보다는 더 차이가 난다. 자세히 본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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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면 이미지를 보면 1세대와 2세대 모델의 차이는 거의 없는 듯하다. 그렇지만 헤드램프를 포함해서 전면부 전체의 이미지 차이가 적지 않은 것을 볼 수 있다. 실질적으로 1세대 모델의 앞 모습은 전기 동력 차량의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서인지 매끈하고 심플한, 조금은 유약한 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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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 비하면 새로운 2세대 모델은 그런 이미지를 벗고 근육질 범퍼와 주간주행등으로 강렬한 눈매를 더 강조한 헤드램프로 인해 전체적으로 강렬한 표정을 가지면서 조금 더 힘이 들어간 인상이다. 게다가 앞 범퍼 하단의 에어 인테이크 홀도 마치 엔진 동력의 승용차처럼 만들어 놓았다. 물론 라디에이터가 있는 건 아니지만, 배터리도 냉각은 어느 정도 필요하긴 하다. 그런 기능일 것이다. 그렇지만 전반적으로 힘을 조금 더 강조한 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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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일 램프는 독특한 마름모 형태의 윤곽을 가진 형태인데, 아마도 이건 르노의 로장주 엠블렘에서 힌트를 얻은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헤드램프 형태가 유기적인 곡선인 걸 생각하면 테일 램프는 자못 기하학적인 인상이다. 게다가 테일 램프는 내부에 수평선이 여러 개 사용돼서 더욱 더 기하학적인 인상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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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 비하면 C-필러의 윈도 그래픽은 매우 곡선적 이다. 물론 실제 C-필러는 곡선이 아닌데, 테일 게이트와 경계 부분에 적용된 초승달 형태의 검정색 가니시가 곡선의 이미지를 크게 강조하고 있고, 뒤 문에 달린 검은색의 도어 핸들 역시 C-필러를 곡선처럼 보이게 하고 있다. 실제 유리창의 형태는 거의 직선이 가까운 형태이지만, 이런 그래픽적 효과가 C-필러를 곡선처럼 보이게 하면서 차체 전체 이미지도 곡선적 인상으로 만들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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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드 끝에 붙은 커다란 르노의 로장주 엠블렘을 열면 그 속에 전기 충전용 포트가 자리잡고 있다. 포트 위쪽의 ZE는 Zero Emission, 즉 가스 무배출의 약자로 보인다. 포트 아래쪽 크롬 몰드에는 차명 ZOE가 새겨져 있다. 1회 충전으로 갈 수 있는 거리는 약 309km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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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로 오면 중앙의 커다란 디스플레이가 자리잡은 센터 페시아가 21세기의 전기 차량임을 알려준다. 그 뒤로 자리잡은 벤틸레이션 그릴이나 디스플레이 아래쪽의 공조장치 배치는 최근의 QM3나 캡쳐 같은 르노 차들과 비슷한 분위기를 보여준다. 그렇지만 재미있는 것은 인스트루먼트 패널 양끝의 환기구는 동그란 형태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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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인 인스트루먼트 패널의 형태는 클러스터 독립형의 형식이면서 크러시 패드 전면부를 경사면으로 처리하면서 그 부분에 시트의 좌면에 적용한 것과 같은 재질의 직물을 적용해서 재질감의 차이를 통해 면을 분할해서 전체적으로 개방적이면서도 무게감을 덜어낸 인상이다. 조수석 쪽에는 간단한 물품을 수납할 수 있는 선반도 만들어 놓았다. 운전석의 클러스터는 풀 LED방식의 디스플레이로 내비게이션 지도가 일체로 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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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석 구성은 2열 5인승의 시트 구성이다. 앞 좌석은 헤드 레스트 일체형 시트이고 뒷좌석은 벤치 형태이지만, 3인용의 헤드레스트를 만들어 놓았다. 이런 좌석 구성은 패밀리 카로써의 용도보다는 공유차량으로 사용을 염두에 둔 것일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좌석 구성뿐 아니라, 뒷좌석 플로어에는 센터 터널이 높지 않아서 뒷좌석 가운데에 타는 사람도 그다지 불편할 것 같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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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의 디자인 이미지 역시 소유를 위한 차량으로서 보다는 공유할 수 있는 차량으로서 미니멀 한 구조와 형태로 돼 있어서 관리하기 좋은 차량이라는 실용성이 더 중점이 있는 듯한 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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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런 인상은 조에 뿐 아니라 르노의 초소형 차량 트위지(Twizy) 역시 동일하다. 간결하고 관리하기 편리한 구조를 취한 디자인으로 트위지와 조에는 기능적인 실용성을 강조하는 디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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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에는 전기 동력 차량의 특성 상 매우 간결한 구조이다. 배터리와 전동기, 그리고 차체 이렇게 구성된다. 사실상 충전식 전기 차량은 아직까지 충전 설비나 주행 거리 등에서 기존의 내연기관 자동차를 완전히 대체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듯이 보이지만, 르노 조에처럼 소형 차량, 혹은 근거리 이동 수단용 차량에서는 이미 전기 동력 차량의 강점이 충분하다.
이런 개념의 차량들을 퍼스트 마일(first mile), 또는 라스트 마일(last mile)용 차량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근거리 이동이나 개별적인 단거리 이동 수요를 충족시키는 차량으로서의 효용이 충분한 차량이 바로 조에 일 것이다. 틀림 없는 사실은 향후에는 전기 동력 차량을 비롯해서 하이브리드 차량, 그리고 효율이 높아진 내연기관 차량들, 그리고 자율주행 기술을 가진 차량과 아울러 도심지용 플라잉 카(flying car) 등으로 우리들이 만나볼 수 있는 교통수단들이 훨씬 더 다양해질 것이라는 점이다. 르노 조에는 그러한 다양성의 한 부분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