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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자동차 디자인이란 무엇인가?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6-02-16 13:43:46

본문

- 자동차디자인이란 무엇인가?

글/구상(한밭대학교 교수)

자동차는 처음부터 지금과 같은 대량생산방식에 의하여 만들어진 것은 아니었다. 자동차의 최초 탄생지인 독일을 중심으로 하는 유럽에는 전통적으로 마차를 만들어 온 카로체리아(Carrozzeria;이탈리아어의 이름, 영어로는 coach builder를 뜻함)가 있었다. 이들은 마차를 주문에 의해 수공업 생산방식으로 소량 만들던 곳이었다. 자동차가 대량생산방식에 의하여 대중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한 것은 미국에서 포드(Henry Ford)가 자동차 회사를 설립한 1903년부터라고 할 수 있으나, 대중화가 본 궤도에 오르게 된 것은 「모델T」의 생산이 시작된 1908년부터이다.

「모델T」는 1908년부터 1927년까지 지속적인 개선(진화)과 디자인 개선을 거치면서 1,500 만 대 이상을 생산·판매하였다. 포드의 「모델T」를 살펴보면 초기형은 전체 이미지에서 자동차보다는 마차에 가까운 이미지를 준다. 그리고 각 부분의 구성품도 정리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대량생산이 완전히 정착된 이후의 후기형 모델은 차체의 모든 부품들이 깔끔하고 생산성이 높은 형태와 구조로 정리된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이러한 개념이 종합적 의미의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다. 단지 외부에 장식을 붙이는 것이 아니라, 생산방법과 구조, 재료의 사용에 있어서 최적의 해결책을 가지면서 그 조건에서 가장 이상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 바로 이 개념이 근대적인 자동차디자인의 개념이며, 이것이 대량생산의 시작과 함께 등장한 개념인 것이다. 정리하면, 자동차디자인이란 자동차를 거시적 시각(巨視的視覺)에서 기획(企劃)하고, 생산에 합리적인 구조로 설계하며 아울러 자동차라는 기계에 생명력을 부여하는 스타일(style)의 창조까지 포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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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포드의 모델T 초기형(1908년형)과 후기형(1921년형)


일반적으로 디자인은 ‘형태’ 라는 개념으로만 받아들여진다. 그 예로써 멋진 자동차나 제품을 보고 ‘디자인이 예쁘다.’ 라고 이야기하는데, 이때에 ‘디자인’ 이라는 말이 의미하는 것은 제품이나 자동차의 외부형태이고 형태를 의미하고 그 말의 이면에는 ‘디자인’ 이란 제품의 표면을 예쁘게 장식하거나 꾸미는 것이라는 의식이 들어있다. 그러나 이것은 ‘디자인’의 의미를 잘못 이해한 것이다. ‘디자인’은 하나의 제품을 사용하고자 하는 목적과 용도에 알맞게 적절한 재료와 공법으로 합리적 과정에 의하여 개발한다는 의미이지, 모양만을 예쁘게 다듬거나 장식한다는 뜻은 아니다.


- 디자인과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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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어의 구분 체계 : 구상(具象)과 구상(構想), 비구상(非具象)과 추상(抽象)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에 들어가기에 앞서서 먼저 형태와 관련된 용어를 정리하고 넘어가도록 하자. 분야를 막론하고 조형(造形), 즉 형태를 다루게 될 때는 구상(具象)과 비구상(非具象)의 개념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 시 된다. 우연히도 필자의 이름과 한자는 다르지만 발음이 같아서, 혹시 직업이 디자이너이기 때문에 이름을 일부러 그렇게 지은 것이 아니냐는 말도 종종 듣기도 하는데, 물론 그렇지는 않다.

구상(具象)의 의미는 문자 그대로 형태를 구성하는 모양을 말한다. 쉽게 이야기해서 어떤 물건(모양)인지 알 수 있는 조형체로써, 특정한 문자나, 숫자의 형태, 또는 ‘라디오’나 TV 등과 같은 제품이나 ‘자동차’ 등 우리가 시각적으로 인지할 수 있는 모든 형태들이 여기에 속한다. 한편 비구상(非具象)은 구상(具象)의 반대 개념으로, 모양은 있으나 구체적 형상을 만들지 않는 조형 대상을 이야기하는데, 예를 들면 종이가 구겨진 모양이나, 종이에 물감을 뿌려 얻은 흔적 등이 비구상적 형태들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즉 구겨지거나 뿌려진 흔적으로써의 ‘모양’은 있지만, 그 모양이 구조적 체계를 갖지 않아 우리가 인지하거나 유추할 수 있는 제품이나 대상의 형태가 되지는 못한다. 물론 구겨진 모양이 우연히 그 어떤 것과 유사할 수는 있겠지만, 우연은 조형에서의 체계적인 방법은 아니다.

추상(抽象)이란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뽑아낸 형태’, 즉 세부적인 형태들은 모두 생략하고 가장 대표적인 형태만을 추려내어 그리는 것을 말한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대표적인 추상적 형태는 공중전화의 표시이다. 거기에는 전화기의 수화기 한 개만을 단순화된 선과 형태로 상징적으로 그려 놓았지만, 그것 하나로 모든 의미가 함축되어 있는 것이다. 한편 혹자는 비구상과 추상을 같은 것으로 생각하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다. 추상에도 구상적 추상과 비구상적 추상이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어려워서 잘 모르겠다’라고 말하는 추상화는 대부분이 비구상적인 추상화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추상화들은 대체로 작가의 주관적 감성이나 느낌, 또는 어떤 인상(印象)등을 작가 개인의 특유한 기법으로 표현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우리가 제 3자의 입장에서 그 의도를 정확히 판단하기는 매우 어려운 것이 사실이므로, ‘어려운 그림’이 되는 것이다. 그렇지만 ‘쉬운 추상화’도 얼마든지 있다. 예를 든다면 공중전화 표시, 비상구 표지, 또는 교통 표지판 속의 그림들과 같이 사물의 본질만으로 구성된 단순화된 형태라고 할 수 있는 데, 이들은 추상의 원리로 만들어졌지만, 공공성을 전재로 한 것이므로, 화가의 그림과 달리 객관적이고 ‘구상적’ 이어서 누구나 쉽게 ‘전화기’와 ‘화장실’을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자동차의 차체 스타일이 일종의 추상적 조형물이라는 것이 이제 보다 손쉽게 설명될 수 있을 것이다. 차량을 디자인한다는 것은 단지 자동차라는 기계의 겉 표면을 장식하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라는 존재를 추상적 이미지로써 가시화하고 구체화시키는 작업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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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구상적 추상의 예



- 자동차 스타일과 추상성

자동차를 예를 들어 살펴보자. 바이퍼(Viper) 같은 스포츠카는 이름 그대로 살모사(viper)의 이미지를 가졌지만, 그렇다고 차의 앞모습이 살모사의 실제 머리모양으로 만들어져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 만약 정말 그렇게 만들어져 있다면, 정말로 우스꽝스러울 뿐 아니라, 그것을 멋있다고 생각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바이퍼라는 차는 다만 살모사의 이미지를 조형적 방법에 의하여 ‘추상적’으로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자동차 스타일링 작업이 추상성을 가진 조형 작업인 이유이다. 엔진과 변속기, 그리고 바퀴가 붙어있는 ‘주행하는 기계’를 바이퍼(Viper)라는 성격을 가진 공격적 이미지의 ‘스포츠카’로 만들어주는 것이 바로 차체 스타일의 힘인 것이다.

이것은 단지 바이퍼 뿐 아니라, 긴장된 근육과 운동의 인상에 의한 빠른 이미지라든지, 코뿔소 등과 같은 동물의 이미지를 가진 차량들을 ‘강력하다’는 이미지로써 강조한다든지 또는 폭스바겐의 뉴 비틀(New Beetle) 등과 같이 ‘귀엽다’든지 등의 표정을 가지는 이미지로써 가진 스타일의 자동차들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원리인 것이다. 조형작업을 통하여 ‘기계’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디자이너는 진정한 의미의 ‘추상 예술가’이며 ‘선과 면의 연금술사’라고 자신 있게 이름 붙일 수 있다. 여기에는 단순한 장식이나 응용의 개념이 아닌, 회화나 조각에서와 같은 추상적 조형물의 창조가 존재한다.

스타일(style)이란 무생물인 자동차에 성격과 생명력을 불어 넣어주는 강력한 소프트웨어이다. 스타일의 창출은 추상적 조형작업으로 지칭되는 활동의 결과로써 나타나며, 구상적 요소(具象的要所)와 비구상적(非具象的要所) 요소로 나누어진다. 이들 두 요소들은 감성적 요인이 절대적이어서 수치로 계량화시키기 어렵고, 주관적인 요소가 강하다. 이들 추상적(抽象的)이고 정성적(定性的)인 요소들을 가시화 시켜 통일성 있게 관리할 수 있다면, 마케팅 단계에서 디자인 개발, 디자인의 결정단계까지 일관된 고유성과 심미성을 가진 스타일의 자동차를 개발하는 기반이 된다. 자동차를 디자인한다는 것은 단지 자동차라는 기계의 겉 표면을 장식하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라는 존재를 추상적 이미지로써 가시화하고 구체화시키는 작업, 그리고 거기에 우리의 감성을 움직이는 ‘스타일’의 창조까지라고 해야 할 것이다.

스타일(style)이란 무생물인 자동차에 성격과 생명력을 불어 넣어주는 강력한 소프트웨어이다. 스타일의 창출은 추상적 조형작업으로 지칭되는 활동의 결과로써 나타나며, 구상적 요소(具象的要所)와 비구상적(非具象的要所) 요소로 나누어진다. 이들 두 요소들은 감성적 요인이 절대적이어서 수치로 계량화시키기 어렵고, 주관적인 요소가 강하다. 이들 추상적(抽象的)이고 정성적(定性的)인 요소들을 가시화 시켜 통일성 있게 관리할 수 있다면, 마케팅 단계에서 디자인 개발, 디자인의 결정단계까지 일관된 고유성과 심미성을 가진 스타일의 자동차를 개발하는 기반이 된다. 자동차를 디자인한다는 것은 단지 자동차라는 기계의 겉 표면을 장식하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라는 존재를 추상적 이미지로써 가시화하고 구체화시키는 작업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추상성을 구성하는 형태는 다시 유기적 형태(有機的形態)와 기하학적 형태(幾何學的 形態)의 구분과 자동차의 전체 이미지는 스타일 특징을 좌우하는 요인으로 작용, 추상성의 방향은 보다 더 큰 특성을 보여줌. 이것은 자동차의 앞모습과 뒷모습의 디자인의 역할 차이와 함께 결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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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공통적으로 기하학적 형태요소를 썼으나 유기체의 이미지와 기계의 이미지로 대비
폭스바겐의 뉴 비틀(좌)과 캐딜락 시엔(우)



합리적 과정을 거쳐 개발되고 제조된 제품은 아름다운 스타일이나 잘 다듬어진 형태를 가질 수 있다. 잘 만들어진 제품에 대하여 디자인이 잘 되었다는 것을 모양이 잘 만들어진 제품이라는 의미로 잘못 받아들여져 이해된 것이다. 디자인이 잘 된 제품은 예쁜 형태를 가질 수 있을 뿐, 종합적인 작업을 뜻하는 “디자인󰡓이 ‘예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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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일반적인 자동차디자인의 개념





필자 약력


구 상(具 常)

1966. 6. 서울출생

1985. 2. 서울 경복고 졸업

1989. 2.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산업디자인과 졸업 - 미술학사

1988. 12. 기아자동차 입사 디자인실 근무

1991. 1.~1994. 12. 크레도스 승용차 책임디자이너

1991. 8. 홍익대학교 대학원 졸업 - 산업디자인석사

1995. 1.~1997. 2.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

1997. 3.~2002. 2. 대구가톨릭대학교 자동차공학부

자동차디자인 전공주임교수

1999. 3.~현재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자동차디자인 강의

2002. 3.~현재 국립한밭대학교 산업디자인학부 공업디자인전공 교수

현재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산업디자인 박사과정





저서

-자동차디자인 핸드북(1993년)

-자동차디자인 북(1994년)

-자동차디자인 100년(1998년)

-자동차 이야기(1999년)

-운송수단디자인(2000년)

-디자인인간공학개론(2002년)

-디지털시대의 스케치와 렌더링(200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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