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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슈퍼카 디자인의 변화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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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8-12-13 00:23:34

본문

얼마 전 필자는 시내에서 일을 보고 학교로 돌아오는 길에 신호등에 멈추어 섰다가 신호가 바뀌어 출발하는 중에, 정말로 귀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우리가 흔히 듣는 4기통 엔진소리가 아닌, 8기통 엔진 특유의 밀도 높은 배기음과, 수십 개의 밸브들이 움직이는 고음의 기계음이 동시에 섞인 엔진소리가 들려온 것이다.

그것은 바로 페라리의 엔진 소리였던 것이다.정신이 번쩍 들어 소리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최신형 페라리 F430이 길 가장자리 쪽 차선에 있었다. 차체 높이의 절반이 넘는 크기의 커다란 휠과 유연한 곡선을 가진 노란색 차체가 마치 날아가듯 휙 지나가고 있었다. 아마도 필자를 포함해서 그날 그 자리에 있었던 모든 운전자들은 그 노란색 페라리 F430의 카리스마에 넋을 잃고 바라보고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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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스마(charisma)’의 사전적인 의미를 본다면 ‘지도자가 갖추고 있다고 추종자들이 믿는 경외스러운 속성이나 마력적인 힘, 또는 사람을 강하게 끌어당기는 인격적인 특성’이라고 설명되어 있다. 사전에서의 설명에서와 같은 사람으로써의 인격적 특성은 아니지만, 페라리가 내뿜는 카리스마는 단순한 기계, 그 이상의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슈퍼카의 카리스마는 페라리만 있는 것은 아니다. 람보르기니 또한 그러하다. 람보르기니의 대표적인 슈퍼카 쿤타치(Countach)를 길에서 마주쳤을 때 마치 눈앞에서 순식간에 사라지는 우주선을 보는 듯했었다. 이와 같이 서로 그 성격은 다르지만 대부분의 수퍼카들은 특유의 그 무엇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슈퍼카들의 카리스마는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앞의 글에서 잠깐 언급했듯이 이제 정말 슈퍼카의 시장은 엄청나게 커졌다. 슈퍼카를 만드는 메이커도 많아졌고, 또한 이제는 운전하기가 수월해진 슈퍼카들을 구매하는 사람들도 전 세계적으로 정말 많아졌다. 아우디 같은 대량생산 메이커들은 물론이고 벤츠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들도 슈퍼카를 만든다. 심지어 전통적으로 고성능 스포츠카만을 만들어 온 포르쉐도 911시리즈를 어린아이처럼 만들 정도의 스케일을 가진 카레라 GT 같은 슈퍼카를 개발한다. 여기에다가 페라리는 한 술 더 떠서 한정생산에 레이싱 버전까지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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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가티’를 비롯해서 ‘스파이커’ 같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던 브랜드들이 슈퍼카를 만들기 위해 다시 부활되는가 하면, ‘파가니’ 같은, 이름도 들어보지도 못한 신생 슈퍼카 메이커들도 생겨나고 있다. 이제 더 이상 희소성의 경쟁이 아니다. 각각의 브랜드가 가진 특성을 어떤 방법으로 보여주느냐가 바로 오늘날 슈퍼카의 특징이다. 그리고 이러한 흐름에서 빠질 수 없는, 아니 어쩌면 가장 중요할 지도 모를 요소가 바로 디자인이다.

슈퍼카의 디자인은 조형적 창의성이 가장 핵심적이다. 다시 말해 어떤 모양의 차체 형태인가가 가장 중요한 특징이다. 우리가 승용차를 분류하는 일반적인 기준에서 세단(sedan)의 정의를 살펴보면 ‘후드와 객실, 그리고 트렁크의 세 부분(3box)으로 나누어지는 차체에 앞, 뒤로 2열의 좌석이 있으며, 창문의 틀(door sash)을 가진 4개의 출입문을 가진 거주성 중심의 승용차’ 라고 요약될 수 있다. 그러나 슈퍼카의 디자인은 그러한 전형(典型) 같은 것이 없다. 슈퍼카를 만드는 메이커의 기술적 지향점, 또는 그 차량의 종합적인 성격, 심지어는 메이커의 실력에 따라 다양한 형태와 구조의 슈퍼카 디자인이 존재하고, 그러한 다양한 모습의 슈퍼카가 존재하는 것이다. 1971년에 처음 등장한 람보르기니의 쿤타치(Coutach)는 새로운 형태를 제시한 슈퍼카의 대표적 사례이다. 최초 등장 이후 오늘까지 37년이 지났지만, 다양한 슈퍼카 형태 중의 하나로써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람보르기니의 슈퍼카들은 쿤타치 이후 그러한 기하학적인 형태 유전인자를 가지고 변화되는 유형을 보여준다. 그에 비하면 페라리는 또한 페라리의 형태 유형을 보여주고 있다.

슈퍼카 부가티(BUGATTI)의 베이론(Beyron)은 부가티의 전통적인 형태 유형으로써 우아한 곡선으로 이루어진 조형요소를 통해 부가티 만의 이미지를 가진 차체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단지 독창적인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듬어지고 우아한 아름다움을 통해 그 존재를 설명하고 있다. 단적으로 이야기하면 기하학적인 요소를 가진 람보르기니의 슈퍼카는 곡선요소를 사용한 조형을 가지고 있는 부가티와 조금도, 정말로 조금도 닮아있지 않다.

슈퍼카의 차체 디자인은 차체 형태에서 어떠한 전형(典型)을 가지기 보다는 각 브랜드 별로 특징적인 형태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각각의 브랜드가 고성능 자동차라는 대상을 해석(解釋)하고 구체화시키는 기본적인 개념을 각 브랜드만의 독자적인 방법으로 보여주는 수단이 바로 차체의 형태와 구조를 반영한 디자인을 통해서 나타나기 때문이다. 기술(技術) 그 자체는 가시화되기 어렵다. 그러므로 그것의 추상적 개념이 다양한 구조와 형태를 통해 나타나는 모습이 디자인이라는 방법으로써 나타나고, 그것이 나타나는 것이 바로 디자인 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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