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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CCO(최고 창의성 책임자)란 무엇인가?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0-02-01 07:00:34

본문

CCO(최고 창의성 책임자)란 무엇인가?

CCO의 등장
최근에 CCO(Chief Creative Officer, 최고창의성책임자)라는 직책을 도입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CCO는 기업의 신기술이나 신제품개발부문에서 요구되는 창의성과 상상력, 혁신 등의 역량을 책임지는 고위급 임원으로 설명할 수 있다. 그런데 최근에 이와 비슷한 개념의 직책들이 다양하게 등장하는데, 최고재무책임자(Chief Financial Officer), 최고운영책임자(Chief Operating Officer), 최고정보책임자(Chief Information Officer), 최고마케팅책임자(Chief Marketing Officer)등 이들은 각 기업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문을 책임지고 이끌어가기 위한 임무를 가지고 있다.

기업에 CCO라는 직책이 생겨난 것은 그만큼 산업의 분야에서 창의성과 상상력의 비중이 높아졌다는 의미일 것이다. 지금까지는 주로 광고나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등과 같이 직접적으로 창의성과 상상력이 요구되는 분야의 기업들이 CCO라는 직책을 두고 있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창의성과 관련된 CCO의 요구는 자동차 업계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일견 전통적인 산업의 구조를 가진 자동차메이커라고 할 수 있는 닛산이 디자이너 ‘나카무라 시로’를 CCO에 임명한 것은 창의성을 개발하는 것이 닛산 자동차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제품과 디자인의 변화
과거에는 사람들이 자동차를 선택하는 기준은 좋은 차 이었다. 과연 ‘좋은 차’는 무엇을 의미할까? 물론 여기에는 다양한 정의가 있을 수 있지만, 과거의 좋은 차는 대체로 물리적으로 잘 만들어진 차를 의미했다. 내구성 있고, 경제적이면서 무리 없이 탈 수 있는 차가 좋은 차이었지만, 지금의 소비자들이 원하는 차는 단지 물리적으로 좋은 차에서 그치지 않고, 자신의 마음에 드는 차, 혹은 자신의 감성적, 미적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차에 까지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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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것은 세계적으로 보면 여러 자동차 메이커들 간에 물리적으로 좋은 차를 만드는 기술은 전반적으로 비슷한 수준으로까지 올라섰기 때문에, 소비자들은 자동차에서 물리적 품질을 뛰어넘는 차별화 된 ‘그 무엇’을 찾는 단계로 변화된 때문일 것이다. 그에 따라 자동차 메이커들은 그러한 물리적 기준이 아닌 보다 차별화된 요인, 소프트웨어적인 요인들에 의해 경쟁을 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 차별화 된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내는 분야가 바로 디자인이다.

닛산의 CCO로 임명된 나카무라 시로(中村史郞)는 1950년 일본 출생으로 도쿄에 있는 무사시노미술대학(武蔵野美術大学, Musashino Art University)을 졸업했으며, 그는 이스즈 자동차에 근무하던 때에 ‘제미니(Gemini)’ 승용차 등을 디자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스즈의 제미니는 1970년대 말에 국내에서도 생산된 바 있다. 그는 이스즈의 최대 주주인 GM에서의 활동경험이 있어서 ‘자동차디자인에도 최고경영자의 매니지먼트 감각이 요구 된다’는 닛산의 신임 최고 경영자 카를로스 곤(Carlos Gosen)의 말에 닛산으로의 이적을 결심하게 되었다고 하며, 1999년에 닛산에 합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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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닛산으로 옮긴 후 디자인부장을 맡았으며, 2007년부터는 닛산의 글로벌디자인의 CCO로써 닛산 디자인 유럽(NDE)의 사장과 미국의 닛산 디자인 인터내셔널(NDI)의 사장을 겸하며 디자인 업무를 총괄하고, 닛산과 인피니티의 브랜드관리까지 책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정도의 업무 범위를 가진 CCO의 임명은 일본 자동차업체에서는 처음이며, 전 세계적으로도 자동차 메이커에서 CCO를 공식화 한 것은 드문 일이라고 한다. 이러한 변화로 닛산의 디자인은 근래 들어 종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것은 바로 명확한 개성과 그것을 바탕으로 한 일관된 통일성이다. 변화된 디자인의 방향성은 대중성을 지향하는 닛산 브랜드와, 고급 승용차를 지향하는 인피니티 브랜드와의 차별성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닛산 디자인의 변화는 표면적으로는 닛산 차량들의 형태 변화로 직접적으로 나타난다. 차량 형태 뿐 아니라 광고와 브로슈어 등 메이커의 디자인이 표출되는 모든 종류의 매체를 통해 그러한 모습이 나타나는 것이다.
디자인은 아트 웍과 관리
그렇다면 CCO가 없었을 때 디자이너들은 ‘실력’이 없어서 이러한 통일성이나 개성을 만들어내지 못했던 것일까? CCO의 등장으로 ‘하루아침’에 이렇게 개성적인 디자인을 가지게 되는 원인은 무엇일까? 그런데 실제로 한 대의 자동차나 제품에서 혁신적인 디자인작업이 이루어져 그것이 제품으로 개발되어 햇빛을 보기 위해서는, 일차적으로 높은 수준의 아트 웍(art work), 말하자면 디자이너들의 ‘창의적 그림솜씨’가 요구된다. 놀랍게도 ‘그림을 잘 못 그리는(?)’ 디자이너는 현실적으로 창의적이고 아름다운 결과물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없는 것이 일반적인 사실이다. 디자인은 말로는 표현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그보다 더 중요성을 가질 수 있는 것은 디자이너들의 창의적인 능력이 체계적인 제품전략에 의해 구현되고, 또 그렇게 구현된 디자인 결과물이 최종적인 제품으로까지 설계되어 생산되는 단계에 이르기까지 일관성 있게 유지되도록 하는, 전체적인 종합(coordination)이 요구된다. 그것은 오늘날의 첨단기술에 의해 만들어지는 자동차와 제품의 특성 때문이다. 과거에 숙련된 한 두 사람의 장인(匠人, meister)의 손에 의해 만들어지던 공예품과는 그 개념이 다른 것이 오늘날의 자동차와 제품들이기 때문이다.

물론 CCO로써 나카무라 시로가 있기 전에도 닛산의 자동차들은 체계적으로 만들어지고 생산되어 높은 품질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과거의 닛산을 포함한 많은 자동차 메이커들이 ‘디자인 결정’을 ‘상품 전략’에 의하지 않고 ‘논리적 판단’에 의해 했었다. 일견 이것은 당연하고 타당한 듯 보이지만, 이러한 ‘의사결정방법’에 의해 선택된 디자인은 개성적이기보다는 무난하고 안정적인 그것이었다. 무난하고 안정적 디자인은 시장에서 상품의 수가 적거나 품질 좋은 상품이 적을 경우에는 최적의 선택조건이 된다. 그러나 지금의 시장은 많은 수의 상품과 모두가 좋은 품질을 가진 상품으로 채워져 있다. 그런 조건의 시장에서는 다른 제품들이 가지지 못한 특징과 개성을 가진 제품만이 선택될 수밖에 없다.
어떠한 특성을 가진 제품을 개발할 것인가에 대한 명확한 전략과, 그 전략에 부합하는 개성을 가진 디자인의 개발, 그리고 그것이 최종 제품으로 완성될 때까지 초기의 전략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하는 관리가 바로 오늘날의 제품에서 성공적인 디자인 개발을 이끌어 내는 열쇠인 것이다.
CCO와 새로운 디자인
CCO의 역할은 21세기의 제품 개발 총사령관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과거에는 제품에서 기술적인 비중이 절대적이었지만, 이제는 기술적인 것을 바탕으로 그것을 어떠한 감성과 상상력으로 보여주느냐의 시대가 되었다. 그런데 나카무라 시로와 같은 CCO는 이제 전혀 다른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주변의 자동차에서도 CCO의 역할에 의해 개성을 가진 차들이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자동차 메이커들이 경영자의 취향에 따라 디자인을 ‘선택’하는 방법을 썼다면, 이제는 기업의 경영전략에 의해 디자인전문가에 의해 만들어진 디자인을 경영자들의 관점에서 전략과 부합하는 지를 ‘확인’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그것은 경영자들에게 제시된 디자인이 CCO에 의해 전문적인 관점에서 디자인 된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전문적인 CCO의 등장으로 인해 닛산 뿐 아니라, 많은 자동차 메이커들의 디자인이 보다 더 개성 있으면서 우리들에게 예술적 체험을 줄 수 있는 디자인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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