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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한국차의 디자인 리뷰 - 34. 쌍용 코란도C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1-04-25 06:00:50

본문

한국차의 디자인 리뷰 - 34. 쌍용 코란도C

쌍용자동차의 회생이라는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코란도C가 나왔다. 부디 그간 쌍용자동차가 겪어왔던 복잡한 여정은 다 잊어버리고, 새로운 경영진들과 함께 그야말로 랜드로버와 견줄만한, 세계적인 SUV 전문 자동차 메이커로서 성장해 나가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그러한 새로운 여정의 시초가 바로 코란도C에게 부여된 임무일 것이다. 새로운 쌍용의 역사를 만들어나갈 코란도 C의 디자인을 살펴보자.

디자인, 자동차의 시작과 끝

요즈음의 자동차에서 디자인은 시작인 동시에 끝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 같다. 보통의 사람들이 어떤 차를 보고 ‘사고 싶다’는 생각을 하도록 만드는 것이 바로 디자인이기 때문이다. 물론 성능이 좋은 것 또한 중요한 구매동기이지만, 우선 관심이 가야 타보고 말고 할 것이다. 게다가 그렇게 관심을 가지고 차를 사서 그 차를 사용하면서 지속적으로 만족감을 줄 수 있는 것 역시 잘 디자인된 내장재와 공간의 구성이다. 결국 자동차의 디자인은 시작인 동시에 끝이라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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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필자의 디자인 리뷰는 그야말로 차체의 내, 외장 디자인에 관한 것이다. 이 글을 읽으시는 독자분들 중에는 필자의 디자인 이야기를 그 차의 모든 것에 대한 이야기로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으신 것 같다. 차체의 디자인이 어떤가 하는 것은 그 차의 엔진 성능, 나아가서 그 차의 전체 특성이나 기능과는 상관관계가 적을 수도 있다.

어쨌든 쌍용은 코란도C의 디자인에 많은 공을 들였다. 그래서 이탈리아 자동차 디자인계, 아니 세계 자동차 디자인계의 거장인 쥬지아로에게 코란도C의 초기 디자인을 의뢰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자동차 디자인 개발 역사를 보면 1976년에 나온 최초의 고유모델 포니를 필두로 해서 쥬지아로와의 인연은 깊다. 쌍용 역시 이미 렉스턴에서 쥬지아로의 디자인을 선보였었다. 그처럼 쥬지아로와 우리나라 자동차 메이커와의 관계에 의한 영향으로 오늘날 우리나라의 자동차 디자인이 일본의 자동차 디자인 성향과는 다르게 발전한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보기도 한다. 재미있는 것은 1990년대에 쥬지아로가 디자인해서 발표했던 ‘뚜아레그’라는 이탈 디자인의 컨셉트 카(폭스바겐의 투아렉과는 전혀 다른 차다)를 쌍용의 구형 코란도를 바탕으로 하기도 했다고 하니 쌍용과 쥬자어로와의 인영도 보통은 아닌 것 같다.

안정적 비례와 자세

먼저 코란도C 전체의 차체 비례를 보면 앞, 뒤의 짧은 오버행이 눈에 들어온다. 사실 오버행이 짧은 것은 많은 엔지니어링적인 고려사항이 요구된다. 그래서 짧은 오버행은 디자이너들이 그렇게 만들고 싶다고 해서 바로 실현되는 것이 아니다. 그런 관점에서 코란도C의 앞, 뒤 오버행이 짧은 비례를 가지는 것은 엔지니어와 디자이너들이 함께 노력한 결과라고도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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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짧은 비례는 단지 외형이 경쾌한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차량 전체의 운동성능에도 영향을 준다. 오버행이 긴 차들은 차체의 선회 반경도 커진다. 1960년대의 카이저(Kaiser) CJ-6모델에 기반을 두고 있는 구형 코란도는 앞 오버행이 매우 짧아서 오프로드에 매우 유리했지만, 그 뒤에 1996년에 나왔던 뉴 코란도는 긴 앞 오버행으로 시각적으로도 무거운 느낌이 있었다. 실제의 차체에서는 그런 느낌이 적게 들 수도 있지만, 신, 구 코란도의 옆 도면을 겹쳐보면 그 차이가 확연해진다. 물론 뉴 코란도는 실내공간이 더 넓어졌지만, 앞 오버행도 길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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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간에 새롭게 등장한 코란도C는 앞, 뒤의 오버행 길이에서는 경쾌한 이미지를 주고 있다. 차체를 전후에서 본 모습 역시 차체 윗부분은 알맞게 경사져 있고, 바퀴는 최대한 바깥쪽으로 자리 잡아서 매우 안정적인 자세(stance)를 보여주고 있다. 전반적으로 균형 잡힌 비례와 자세를 추구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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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적 디자인

이처럼 안정적인 특성은 비례 뿐 아니라 차체 디자인의 여러 곳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라디에이터 그릴의 전체 윤곽은 매우 깔끔한 라인으로 정리돼 있고, 그 주변에 둘러진 크롬 몰드는 튀지 않는 느낌으로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디자이너의 손길이 느껴지기도 한다. 이렇게 완성된 코란도C의 전체적인 디자인 이미지는 무난함 그 자체이다. 튀지 않으려고 정말로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것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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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나침은 모자람보다 못한 것일까? 어쩌면 우리 사회의 패러다임이 변한 것인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좀 더 개성있는 디자인을 찾고 있는 것이 요즘의 추세인 것 같다. 필자가 대학을 갓 졸업하고 사회인으로 첫발을 내디딜 무렵이었던 1980년대 후반에 부모님으로부터 선물 받았던 정장의 컨셉트는 ‘무난함’이었다. 그 시절에는 튀는 인사보다는 조직에 잘 적응하는 무난한 인사가 환영받던 시대였고, 또 그것은 한편으로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선비정신과도 맥을 같이하는 것 같기도 했다. 그렇지만 지금은 튀지 않으면, 그것도 무작정 튀는 것이 아니라, 기가 막힌 실력으로 튀지 않으면 생존이 불가능한 세태가 됐다. 이것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이야기가 아니기도 하다.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 차량들의 디자인이 점점 ‘독한 개성’을 가지게 되는 것도 결국 그런 전 세계적 트렌드를 말해주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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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코란도C에는 ‘개성’을 넣으려는 시도도 보인다. 테일 램프 형태에서 테일 게이트와 만나는 부분의 곡선을 마치 ‘S라인’처럼 만들어 놓은 것이 그것이다. 그런데 아쉽게도 필자의 눈에는 그것이 그다지 깔끔한 선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라디에이터 그릴의 외곽선의 깔끔함과는 사뭇 동떨어져 보이는 선으로 느껴진다. 보는 각도에 따라서는 약간 찡그린 듯한 인상도 받게 되기도 한다. 필자만의 생각이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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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쌍용을 위하여
사실 필자는 코란도C에서 좀 더 강한, 아니 더 ‘코란도 다운’ 디자인이 나오기를 바랬다. 구형 코란도와 뉴 코란도는 어느 나라의 차에서도 보기 어려운 30년 가까이 이어져 온 코란도 만의 아이덴티티가 있었다. 필자는 코란도C에서 그 전통을 이어주기를 바랬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코란도C는 그 전통을 스스로 부정한 디자인으로 나왔다. 다른 메이커들은 전통과 아이덴티티를 만들기 위해 애쓰는데 코란도는 왜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버린 걸까? 이유가 어찌됐든 변신은 무죄(?)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본다.

쌍용은 그동안 글로벌 기업이 되기 위한 고난의 터널을 지난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이제 ‘마힌드라’ 라는 새 경영진도 맞았다. 마힌드라 역시 SUV의 비중이 높은 메이커이다. 필자가 인도의 기업에게 바라는 것은, 그들이 중국과는 다른 ‘신사도(gentleman ship)’를 가지고 있었으면 하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인도는 영국의 영향을 받아서 신사적일 것이라는 말을 필자는 어디선가 들은 일이 있다. 얼마 전 필자가 인도를 방문해 디자인 세미나를 진행하면서 어렴풋이 그런 신사도의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모쪼록 이제 어둠의 터널을 벗어나 새로운 길을 향해 나아가는 쌍용자동차에게 새로운 코란도C와 마힌드라가 SUV 전문 글로벌 메이커로 발전하는 원동력이 되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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