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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기아 K9의 인테리어 디자인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2-05-15 17:28:34

본문

신형 차량의 디자인을 살펴본다는 것은 다양한 측면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조형적으로 얼마나 세련된 형태로 다듬어졌느냐 하는 것과 그러한 형태들이 어떤 재질로 만들어졌느냐 하는 것, 또 거기에 들어간 기술들이 어떤 것인가 등등이 결합되어 전체의 디자인 이미지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최근에 나오는 신형 국산 차들의 내/외장 디자인은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기에 부족하지는 않은 수준이라고 할 수 있고, 시각적으로 느끼는 물리적 품질에서도 유럽이나 일본의 그것과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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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발전은 물론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안목이 까다로운 부분이 있기 때문에, 그러한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한 결과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미국의 차들이 상대적으로 조금 거칠게 느껴지는 것은 대부분 실내 디자인에서 그런 인상을 주기 때문이겠지만, 최근에 나오는 미국의 신형 차량들도 실내의 질감이나 마무리에서 많은 변화를 보여주고 있기는 하다. 이런 미국 차들의 느낌은 예를 들어 상차림에 비유 하자면, 마치 직접 밥을 먹기 위한 상차림처럼 필요한 것만 있고 꾸미지 않은 간결한 느낌이라고 할 법하다. 그렇지만 유럽이나 일본의 차들은 마치 손님을 대접하기 위한 상차림 같은 느낌이다. 정교하고 세련된 느낌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재료의 질감이 좋고 각 부품들의 디테일 처리도 좋은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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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용차의 인스트루먼트 패널은 부드러운 우레탄 재질을 이용한 풀 패드 방식이 촉감이나 시각적 재질감에서 유리하지만, 고급 승용차가 아니면, 풀 패드 방식을 인스트루먼트 패널 전체에 쓰기는 어렵다. 그런데 K9의 인스트루먼트 패널은 풀 패드 방식을 쓰고 있다. 그리고 전체적인 이미지에서 본다면 기존의 국산 고급 승용차들이 우드 그레인을 넓게 쓰는 등의 보수적인 이미지와는 다르게 모던한 재질감을 중심으로 하는 디자인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의 자동차 메이커들은 대체로 유럽의 디자인을 지향하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완전히 그런 것은 또한 아니라는 느낌을 신형 차를 타보면 받게 되기도 한다. 디테일을 중시하면서도 전체적인 형태 변화를 추구하는 성향이 그것을 말해준다. K9의 인스트루먼트 패널을 보았을 때의 느낌이 그러했다. 특히 조수석 쪽에서 바라본 인스트루먼트 패널은 비행기 날개 모양의 위쪽 형태와 아래쪽 글러브 박스 부분의 볼륨이 마치 교차되듯이 지나가는 형태로 디자인되었는데, 이것은 디자이너들이 우선 전반적인 형태를 기존의 차량들과는 다른 새로운 형태를 먼저 만드는 접근 방법을 보여주는 것이다. 사실 디테일을 중시하는 일본 메이커들은 인스트루먼트 패널의 형태는 상대적으로 단순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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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전체적인 형태를 먼저 보는 방법은 ‘숲’을 보는 접근방법으로 비유될 수 있다. 거기에 디테일이 더해지면, 그것이 바로 ‘나무’를 보는 방법, 즉 거시적 안목(巨視的眼目)과 미시적 안목(微視的眼目)이 함께 존재하는 것이다. K9의 실내를 보면 처음에는 디테일들이 눈에 띄면서 전체적인 형태가 한눈에 파악되지는 않는다. 그것은 어떤 면으로 본다면 과거의 우리나라 차들이 실내의 디테일에서 부족한 면도 있었기 때문에, 디테일 형태에서 많은 공을 들인 K9에 타게 되면 디테일들이 먼저 눈에 들어오는 이유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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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런 디테일들은 그 자체만을 떼어놓고 본다면, 다르다고 느끼기 어려울 수도 있고, 또 반대로 디테일이 달라도 전체적으로는 비슷해 보이는 경우가 있을 수도 있다. 버튼이나 계기판이 기능이 완전히 다르지 않다면 전혀 다른 모양으로 디자인할 수 없기도 하다. 결국 각각의 디테일이 어떻게 다른 부분과 연결이 되는가에 따라 이미지가 달라 보이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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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으로 우리나라 승용차들의 공통적인 특징인 넓은 레그 룸은 여전하다. 정말로 신기한 것은 외국 브랜드의 대형 승용차들을 타보면, 축간 거리(wheel base)도 길고 큰 차체를 가지고 있음에도 실내 공간, 특히 레그 룸에서는 ‘넉넉하다’ 정도의 느낌이지 ‘넓구나’의 느낌은 없다. 같은 크기의 차체에서 더 넓은 실내공간을 확보하는 패키징(packaging) 능력은 우리나라 자동차 메이커들이 가진 장점 중 하나인 것만은 틀림없다.

K9의 뒷좌석은 높은 벨트라인에 의해서 도어 트림이 마치 높은 울타리 같은 느낌을 준다. 최근에는 소형 승용차에서부터 대형 승용차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옆 창문이 도어 패널과 만나는 벨트라인(belt line)이 높게 디자인되다 보니, 대부분의 차들이 뒷좌석에 앉으면 벨트라인이 거의 어깨 높이까지 올라온다. 벨트라인의 높이는 마치 넥타이의 폭이 넓어지거나 좁아지는 것처럼 일종의 유행으로, 실용성보다는 이미지를 더 중시하는 디자인요소이다. 1960년대에는 벨트라인이 높고 창문이 좁은 것이 일반적이었는데, 1980년대 전후로는 낮아져서 창문이 넓은 것이 또한 트렌드였다. 그런데 요즘은 다시 좁아지는 추세인 것 같다.

전체적으로 본다면 새로이 등장한 K9의 실내 디자인은 시대의 흐름이 형태에 반영되어 나타나고, 여기에 질감 좋은 재료와 신기술이 간결한 이미지 통일 작업과 결합되어 지금까지 보수적이었던 고급 승용차의 이미지와는 다른 성격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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