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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열정과 광기, 마세라티 기블리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3-05-22 14:00:31

본문

마세라티(Maserati)는 그 동안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브랜드는 아니었다. 우선 생산량이 적은 차종들로 구성된 이유도 있지만, 국내에 정식으로 수입된 것이 그다지 오래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물론 쿼트로포르테 같은 모델은 그 동안 조금씩 수입되면서 알려지고 있었지만, 가격이 비싼 희소 모델이어서 거리에서 좀처럼 볼 수 있는 차량이 아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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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처럼 희귀한 브랜드 마세라티의 모델들 중에서도 기블리(Ghbli)는 더더욱 희소 모델이어서 알려져 있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금시초문(今始初聞)’ 이라는 분들도 있으실 지도 모른다. 그런데 얼마 전 3세대 모델이 국내에 발표되었다. 기블리는 마세라티 차량 중에서도 개성이 강한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가뜩이나 개성 강한 브랜드에서 더욱 더 개성이 강한 모델이라면 과연 어떤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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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등장한 3세대 기블리는 신형 쿼트로포르테 세단의 스포티 버전 같은 성격이라고 해도 될 듯하다. 사실 쿼트로포르테 세단도 고성능 차량이기 때문에 그보다 더 스포티하다는 게 말이 안 될 수도 있지만, 쿼트로포르테가 상대적으로 우아한 디자인이라면, 기블리는 성깔(?)을 가진 디자인의 차량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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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기블리는 2도어 쿠페 차체의 2인승 GT카, 즉 장거리를 편안하게 달릴 수 있는 차량(gran tourismo)으로 개발됐는데, 1세대 기블리는 8기통 엔진을 얹고 1966년 토리노 모터쇼에 처음 등장한다. 매우 낮고 넓은 차체 비례를 가진 이 디자인은 이탈리아의 거장 자동차 디자이너 죠르제토 쥬지아로(Girogetto Giugiaro)의 작품으로, 쐐기형 스타일과 곡선이 어우러진 걸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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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블리를 디자인 할 당시 쥬지아로는 아직 자신의 회사 ‘이탈디자인’을 창업하기 전이었고, 이탈리아의 자동차디자인 전문 스튜디오 ‘기아(Ghia)’에서 일하고 있었다. 1세대 기블리의 차체는 길이가 4,700mm에 폭은 1,790mm인데, 높이는 매우 낮은 1,160mm로 초저편평(超低偏平) 비례를 가지고 있었다. 1,160mm의 높이는 우리들에게도 낮은 것이지만, 키 큰 서구인들에게는 정말로 낮은 높이이다.

1992년에는 2세대 기블리 II가 등장하는데, 이 모델은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또 다른 거장 디자이너, 슈퍼 카의 원조 쿤타치(Countach)를 디자인 한 마르첼로 간디니(Marcello Gandini)에 의해 디자인되었다. 사실 쥬지아로와 간디니는 모두 1938년생으로 지금은 70대 후반의 나이지만, 이탈리아 자동차 디자인계의 쌍벽이며 라이벌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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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지아로의 디자인이 균형적이고 무난하다면, 간디니의 디자인은 균형보다는 일필휘지(一筆揮之)의 힘과 감성을 가진 직관적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간디니의 디자인은 마초적 성향이 강해서 원초적이고 멋지다. 간디니 디자인으로 나온 2세대 모델 기블리 II는 1997년까지 생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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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블리 II 이후 1997년에 쥬지아로 디자인의 마세라티의 3200GT 쿠페가 등장하면서 3세대 모델이 나오는 올해까지 17년 동안 기블리는 무대 뒤편으로 물러난다. 그런데 다시 등장한 기블리는 쿠페가 아닌 세단 차체로 나왔다. 그리고 쿠페는 그란투리스모 라는 모델로 나온다. 새로운 기블리는 비록 세단으로 나왔지만 여전히 강한 개성과 역동성을 가진 모습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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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세라티는 브랜드 자체가 열정적이고 고성능을 상징한다. 사실 마세라티의 모든 모델들이 그러하지만, 그러한 열정적인 차들 중에서도 기블리는 한 걸음 더 나아간, 마치 광기(狂氣; 부정적 의미는 아니다)와도 같은 강렬한 개성을 보여준다. 그런 의미에서 기블리는 마세라티의 아이콘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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