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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BMW 콤플렉스는 없어진 2세대 제네시스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3-12-02 01:06:38

본문

2009년으로 기억한다. 그때 ‘Dynamic Luxury’라는 타이틀을 걸고 1세대 제네시스가 등장했었다. 그리고 5년만에 2세대 모델이 등장했다. 항상 신차가 나올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정말로 시간이 빨리 간다는 것이다. 최초의 국산 후륜구동 고급승용차라는 콘셉트로 ‘제네시스(Genesis; 創世記)’ 라는 이름으로 호기롭게 등장한 것이 벌써 5년 전이라니…. 신차 발표회 장소로 쓰인 호텔도 그때와 이번에도 같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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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H라는 코드네임(code name)으로 개발된 1세대 제네시스는 밀도 높은 느낌의 품질을 가진, 그러나 디자인은 BMW 5시리즈를 의식해서, 마치 BMW 콤플렉스를 가진 이미지의 차로 등장했었다. 가장 닮고 싶은 차가 바로 그 모델이라는 것을 무의식중에 선언이라도 하듯이 말이다. 물론 그러한 1세대 모델의 전략은 독일의 고급승용차와 대항할 수 있는 국산차라는 인식을 심는 데에는 성공적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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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새로 나온 2세대 제네시스는 이미지가 완전히 바뀌었다. 심지어 날개 모양의 심벌마크도 1세대와 비슷해 보이지만 세부 형태는 전혀 다르다. 중앙에 자리잡은 방패와 양쪽 날개의 입체감을 강조했다. 심벌뿐 아니라 전체적인 차체 디자인의 이미지도 BMW의 느낌은 없다. 오히려 얼핏 인피니티의 어느 모델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차체 측면의 비례는 후륜구동 방식 승용차 특유의 매우 짧은 앞 오버행(overhang)과 긴 후드 비례가 첫 인상을 이룬다. 후드의 길이를 차체 길이 대비 29% 비례로 만들어서 고성능 세단의 이미지를 강조하는 한편으로 10%의 매우 짧은 트렁크의 길이 비례로 스포티함을 부각시키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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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앞모습을 보면 조금은 고개가 갸웃거려지기도 한다. 앞에서 보는 인상은 라디에이터 그릴의 크기가 정말 크다고 느껴진다. 사실 그릴의 크기가 어느 정도가 적당한가에 대한 정답은 없다. 그렇지만 1세대 제네시스와 비교해보면 그릴의 좌우 폭이 정말 넓고 상하 높이도 크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헤드램프가 조금은 옹색해 보인다. 2세대 제네시스의 라디에이터 그릴의 전체 형태는 현대자동차가 준중형 이하의 차급에서 사용하는 육각형 이미지의 헥사고날 그릴(hexagonal grille)과, 중형 이상의 승용차에서 사용하는 날개 모양의 윙 타입 그릴(wing type grille)을 절충해서 만든 걸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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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릴의 위치가 조금 주저앉아 보인다. 1세대 모델의 앞모습이 자신감 있는 얼굴이었는데, 2세대는 그릴의 상단을 헤드램프보다 내려서 상대적으로 눈매를 강조하는 방식을 쓰는 인피니티 차량들의 디자인 원리를 적용한 듯 하지만(어쩌면 이런 이유에서 인피니티 차량 같은 느낌이 드는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얼굴의 이미지는 자신감 충만한 느낌은 아니다. 사실 라디에이터 그릴이 크다는 인상이 강해서 차체 전면에서는 온통 그릴만 눈에 들어오는데, 그러다 보니 디테일에 많은 신경을 써서 만든 헤드램프의 존재감이 상대적으로 약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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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승용차들은 LED주간주행등이 장착되면서 헤드램프의 디테일이나 정교함 등이 차량의 전체 디자인에서 높은 비중을 가지기 때문에, 앞모습에서 헤드램프를 부각시키는 것이 효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그래서 헤드램프가 덜 부각되는 앞모습은 아쉬움을 준다. 그릴의 비중을 조금만 줄여서 절제된 은근함을 보여줬다면, 지성적(知性的; intelligent)인 느낌을 줄 수도 있었지 않았을까? 그런 면에서 본다면 1세대 제네시스의 앞모습은 은근함과 지성미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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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뒷모습은 전반적으로 평범하다는 인상이다. 사실 뒤 범퍼 아래쪽의 디퓨저(diffuser)와 정성을 들여 만든 범퍼 일체형 테일 파이프를 비롯한 리플렉터(reflector)의 디테일과 LED가 사용된 테일 램프의 디자인은 고도로 다듬어진 디자인이다. 그렇지만, 어딘지 최근의 렉서스 차량의 이미지가 겹쳐 보이기도 한다. 디테일은 정말로 훌륭한데 전체적인 이미지는 그냥 무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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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이런 글에 대해 제네시스의 실무 디자이너들은 화를 낼지 모른다. 글로 몇 마디 하는 것에 비해 실제 차량의 디자인 개발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힘들다는 걸 필자가 모르는 바 아니다. 그러나 필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2세대 제네시스에서는 이제 단지 멋있거나 인상적인, 혹은 새로운 디자인 단계에서 한걸음 나가서 성숙한 감성의 표정을 디자인을 해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사실 1세대 제네시스에서는 그런 성숙함이나 심사숙고의 이미지들이 보였었다. 그것이 우연의 일치였는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디테일의 성숙도가 높고, 그런 요소들이 모여서 완성도 높은 디자인을 보여줬고, 그래서 1세대 제네시스는 소소한 디테일을 바꾸는 것 이외의 눈에 띄는 페이스 리프트 없이 5년을 달려왔다. 그런데 2세대 제네시스는 페이스 리프트 된 마스크를 기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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