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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이탈리아의 디자인과 한국의 자동차 디자인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4-05-22 06:24:10

본문

우리나라의 자동차산업 발전은 눈부시다. 불과 50여년 만에 세계자동차 5위의 국가로 발전했다는 믿어지지 않는 정도의 속도로 발전했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2차대전 이후에 자동차산업을 일으켜서 글로벌 규모로 성장한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우리나라는 1975년에 고유모델 포니를 개발함으로써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고유모델을 개발한 나라가 됐고, 그 이후 고유모델 개발을 계속해서 오늘에 이른 것이다. 터키도 1990년대 중반에 고유모델 승용차를 개발했지만, 그 이후로 발전하지 못했고, 최근에 아프리카 케냐의 어느 메이커가 고유모델을 개발했지만, 아직 체계적인 디자인 개발이라고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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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우리나라 이후에 고유모델을 ‘제대로’ 개발한 나라가 없다는 것은 그만큼 독자적인 차량 개발이 기술적으로 어렵다는 것이기도 하지만, 디자인 역시 개성 있으면서도 보편성을 가진 디자인, 사실상 모순(矛盾)과도 같은 목표를 이루어 내야 하는 난제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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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최초의 고유모델 포니를 비롯해서 1990년대까지 국내의 각 메이커들이 개발했던 고유모델 중에는 이런 어려운 디자인 개발 문제를 이탈리아의 거장 디자이너들의 손에 의해 해결한 차종들이 몇 있다. 물론 ‘용병(?)’의 힘을 빌어 온 셈이었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는 디자인 선진국의 노하우를 어깨너머로 배울 수 있었고, 그것은 1990년대 이후 우리나라의 자동차디자인과 자동차산업이 도약하는 계기가 됐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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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자동차 디자인에 영향을 많이 끼친 이탈리아의 자동차 디자이너는 죠르제토 쥬지아로와 그의 디자인 업체 이탈디자인(ITAL DESIGN), 그리고 다른 디자인 전문 업체 베르토네(BERTONE)가 있다. 이들은 같은 이탈리아의 국적을 가지고 있지만, 서로 확연히 다른 개성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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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니를 디자인 한 죠르제토 쥬지아로(Giorgetto Giujiaro, 1938~)는 20세기의 대표적 디자이너로 선정된 인물이기도 하며, 지금까지 전세계에서 200 여종 이상의 차량을 디자인한 거장 중의 거장이다. 현재 77세인 그는 폭스바겐의 디자인 그룹 소속이 된 이탈디자인을 이끌고 있으며, 여전히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의 디자인 특징은 세련된 기하학적 조형감각을 가지면서 양산에 무리가 없는 디자인이다. 고유모델 포니를 비롯해서 포니2 등 기하학적인 모서리와 볼륨감 있는 형태로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매력적인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 쥬지아로의 이런 디자인 감각은 그가 17세부터 피아트에서 근무하면서 얻어진 천부적인 감각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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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대우자동차(현재의 한국GM)에서 1991년에 내놓았던 첫 고유모델 에스페로(ESPERO)는 이탈리아의 디자인 카로체리아 베르토네에서 디자인되었다. 카로체리아 베르토네는 설립자 지오반니 베르토네의 아들 누치오 베르토네(Nuccio Bertone)가 1952년부터 이끌었지만, 각 시기 별로 여러 수석 디자이너들에 의해 디자인이 이루어졌는데, 일필휘지(一筆揮之)의 직관적 조형감각으로 창의성 높은 디자인으로 명성이 높다.
저 유명한 수퍼카 람보르기니 쿤타치(Countach)의 미래지향적 디자인 역시 1960년대부터 70년대까지 베르토네의 수석 디자이너였던 마르첼로 간디니(Marcello Gandini)에 의해 디자인되었다. 물론 간디니 이전에 베르토네의 수석 디자이너가 놀랍게도 쥬지아로 였다는 아이러니가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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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의 에스페로는 C-필러까지 유리로 둘러싸인 디자인으로, 이 시기에 베르토네가 작업했던 시트로앵(Citroen)의 XM 모델과 동일한 흐름의 감각이다. 직선적이면서도 쐐기 형태의 차체와 라디에이터 그릴이 없는 노 그릴(no grill) 디자인, 그리고 C-필러까지 연장된 유리창 디자인의 에스페로는 그 시기에 최신의 유럽, 특히 이탈리아 감각의 디자인을 우리나라에 보여준 승용차였다.

쥬지아로의 이탈디자인과 베르토네, 이들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두 디자인 업체의 대비되는 디자인은 바로 보편적 세련미와 직관성을 가진 미래지향적 디자인으로 극명하게 대조되고 있으며, 그러한 디자인 감각으로 개발된 포니와 에스페로는 결과적으로 우리나라의 자동차 디자인이 이웃의 자동차 선진국 일본의 영향력에서 벗어나는 것은 물론이고, 오늘날에 와서는 일본과는 명확히 대조되는 한국의 디자인을 형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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