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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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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AG는 유럽형 그랜저?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4-06-02 12:19:23

본문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14 부산 모터쇼' 에서 현대자동차는 그랜저와 제네시스 사이에 존재하는, 이른바 ‘틈새 차종’으로 AG라는 이름의 차량을 전시했다. 사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에서 패밀리 세단이라면, 중형의 쏘나타가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지만, 어느 순간부터 이상하게도 쏘나타가 젊은 층을 지향하는 차로 인식되기 시작하면서 그랜저가 패밀리 세단처럼 여겨지기 시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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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저가 처음 등장한 게 1986년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미쓰비시의 뉴 데보네어(New Debonair)를 도입한 차량으로 L-car 라는 코드네임으로 개발되었고, 그 당시에는 지금의 에쿠스 급으로 등장해서 보통사람(?)들은 범접할 수 없는 최고급 차량으로 여겨졌었다. 그랬던 그랜저가 이제는 ‘옆집의 패밀리 세단’ 처럼 여겨지는 걸 보면 참 많은 변화가 일어난 것은 틀림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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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지금도 그랜저는 패밀리 세단보다는 굳이 칭하자면 하이 오너, 즉 손수 운전하며 타는 차량에서 최고급 모델로 포지셔닝 돼 있다. 그러다 보니 한편으로 손수 운전차량 성격이면서 후륜구동 고급 승용차인 제네시스 사이에서 오히려 그랜저의 성격이 모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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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보다 가격이 싸서 고급차로써의 ‘체면(?)’도 차려지지 않는다. 게다가 중형 LF쏘나타도 옵션에 따라서는 그랜저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비싼 경우도 있어서 더더욱 그런지도 모른다. 그래서 현대가 고안해낸(?) 차종, 새로이 개발했다기보다는 배역을 정한 차종이 그랜저보다 비싸고 제네시스보다 싼 AG 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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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AG는 그랜저보다 크고 제네시스보다는 작은 준대형 차이고, 그랜저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전륜구동 세단이라고 발표됐다. 높이나 폭은 그랜저와 같지만 길이가 그랜저보다 50㎜ 길고, 제네시스보다는 30㎜ 짧다. 스펙은 정확히 틈새를 지향했지만, AG의 차체 디자인은 LF쏘나타와 HG그랜저, DH제네시스 등 최근 현대차의 디자인들이 골고루 들어 있어서, 마치 짬짜면 메뉴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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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AG를 요모조모 살펴보면, 후드 전단부와 라디에이터 그릴 사이로 지나간 분할 선이나, 앞 범퍼의 하단부 돌출 등등의 요소들이 유럽에서 적용되는 보행자보호 법규를 위한 디자인으로 만들어진 걸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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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HG그랜저도 최신 모델이지만, 유럽보다 보행자보호 규제 적용이 강하지 않은 북미시장 중심의 모델로 디자인돼 있다. 결국 AG는 마치 쏘나타의 유럽형 모델을 i40 이라는 이름으로 몇 백만 원 비싼 가격에 파는 것과 비슷한 마케팅 전략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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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필자는 제네시스와 그랜저 사이를 메워주는 모델이 나올 것이라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조금은 다른 가치를 가진 대형 승용차가 나올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했었다. 가령 그랜저가 하이 오너용 고급 세단이라면, AG는 그야말로 큰 차체를 가진 패밀리 세단, 이를테면 쉐보레 임팔라 같이 널찍한 차로 나오면 그에 호응하는 소비자들이 많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랜저보다 조금 비싼 가격이면서도 차체는 에쿠스 정도로 넉넉한 크기의 패밀리 세단을 기대했었고, 정말로 이런 차가 있다면 대형 세단을 찾는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시해 줄 수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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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소비자들이 그런 ‘가치’를 공감한다면 그랜저보다 비싼 ‘가격’도 기꺼이 지불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AG가 HG에서 외관만 조금 더 번뜩이게 디자인해서 ‘가격’만 비싸게 붙인 거라면, 오히려 소비자들은 ‘바가지’를 씌운다고 느낄지 모른다. ‘가격’과 ‘가치’는 같은 것이기도 하지만, 항상 그렇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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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가격에 걸맞게 대중들에게 인정받는 가치는 단지 큰 그릴에 그치는 게 아니라,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무엇이 있어야 하는 게 아닐까? 만약 정말로 ‘그릴’ 하나로 차별화를 하려 했다면, 현대차는 국내 소비자들을 너무 얕잡아본 건지도 모른다. AG가 주는 가치가 그랜저와 똑같은 차량에 조금 더 큰 그릴과 50mm 더 긴 범퍼가 전부라면, 그랜저보다 비싼 차라는 걸 어떻게 설득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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