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오토뉴스

상단배너

  • 검색
  • 시승기검색
ä ۷ιλƮ  ͼ  ī 󱳼 ڵδ ʱ ڵ 躴 ͽ ǽ ȣٱ Ÿ̾ Auto Journal  Productive Product
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플루이딕 스컬프쳐와 변증법적 디자인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4-06-09 15:10:44

본문

현대자동차의 디자인이 일취월장 발전하고 있다는 평가를 국내외에서 받고 있다. 최근 들어서 내놓은 신형 차량들의 품질에 대한 국내외에서의 평가도 크게 향상되고 있는 게 사실이지만, 조금 솔직하게 말한다면 품질에 대해서는 완전히 좋다고 말하기는 망설여지는 부분이 있다.

37562_2.JPG

미국에서 실시된 차량 안전도 평가에서 신형 제네시스가 그야말로 전무후무한 평가를 받았다는 뉴스가 들리기도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미국에 파는 차량 이야기이고, 국내에 판매되는 제네시스 뿐 아니라, 미국과 국내에 동시에 판매되는 모델들 모두가 미국과 품질이 똑같을지에 대해서는 우리 모두가 고개를 가로젓게 된다. 아무리 법규가 다르다고 해도 말이다.

37562_3.JPG

37562_4.jpg

37562_5.jpg

아무튼 그런 속에서도 현대차는 적어도 내∙외장 디자인에서만은 괄목상대(刮目相對)할 만큼의 발전을 이룬 건 사실이다. 새로 등장한 모델들, LF 쏘나타를 비롯해서 HG 그랜저, DH 제네시스는 물론이고,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서 2009년에 나왔던 YF 쏘나타에서부터 이제는 완전하게 우리의 디자인,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현대자동차의 디자인 이미지를 정립했다는 느낌이 드는 건 사실이다.

37562_6.jpg

이전에 1998년에 나왔던 그랜저 XG도 정말 잘 다듬어진 디자인이었지만, 필자는 처음 XG를 보았을 때 어딘가 모르게 미쯔비시의 디아망테(Diamante) 세단 같은 이미지가 느껴지기도 했었다. XG의 디자이너들이 디아망테를 정말로 참고했는지의 여부와는 전혀 상관 없이, 우리의 독자적인 디자인 조형이 정립돼 있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인상이 들었던 건지도 모른다.

37562_7.jpg

그렇지만 근래에 등장하는,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2009년에 YF의 등장과 함께 ‘플루이딕 스컬프쳐’라는 조형언어를 선포(?)한 이후에 나온 현대차의 디자인은 다른 외국 메이커의 차량들과 비슷해 보이는 현상은 사라졌다. 이제 현대차는 그냥 현대차 이다. 이런 것이 바로 디자인의 독자성이고, 고유성일 것이다.

37562_8.jpg

다른 선진 메이커들을 봐도 그런 현상이 나타난다. 가령 포드의 차들은 사실 포드 라는 브랜드의 통일성은 없지만, 다른 어느 메이커와도 닮지 않은 이미지, 이른바 ‘포드 룩(Ford look)’을 가지고 있다. 이건 토요타와 폭스바겐도 마찬가지이다. 지금 언급한 포드나 토요타, 폭스바겐 등등의 브랜드들의 공통점은 모두가 대중양산 브랜드, 즉 벤츠나 BMW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가 아닌 대중 브랜드이고, 그들은 브랜드 중심의 디자인통일전략, 이른바 브랜드 아이덴티티(brand idetity) 전략 대신 각 차량의 디자인 특징을 강조하는 프로덕트 아이덴티티(product identity) 전략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 브랜드들의 차량 특징은 전체적인 브랜드의 이미지 통일보다는 각 차종 별로 수직적 연관성을 가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37562_9.jpg

이를테면 포드의 토러스는 익스플러러나 포커스 같은 포드의 다른 차종들과 디자인적인 유사성이 적고, 각 차종들 세대를 거치면서 진화한다는 점이다. 이런 특징은 토요타의 캠리나 폭스바겐의 골프에서도 동일하게 관찰된다. 실제로 골프와 비틀은 전혀 다른 디자인 언어로 돼 있다. 만약 골프와 비틀이 폭스바겐 이라는 브랜드로 비슷한 디자인이라면, 서로의 존재 가치가 사라질 것이다. 대중 브랜드의 차량들은 브랜드의 공통점보다는 각 차량의 성격과 가치가 훨씬 중요하다.

37562_10.jpg

그런 맥락에서 본다면, 현대차의 플루이딕 스컬프쳐는 일견 프리미엄 브랜드에 적합한 아이덴티티 전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각 차량들의 플루이딕 스컬프쳐 라는 큰 틀에서 조금씩 다른 키워드를 바탕으로 각기 다르게 디자인 성격이 적용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37562_11.jpg

그런데 쏘나타의 디자인 변화를 보면 2005년에 나왔던 NF는 전형적인 유럽 스타일의 기하학적 이미지의 조형으로 전혀 ‘플루이딕 스컬프쳐’가 아니었지만, 2009년에 YF로 바뀌면서 마치 붓으로 그린 듯 한 자유곡선의 이미지로 나오면서 NF의 균형적인 디자인을 완전히 갈아엎는 변화를 보여줬었다. 그런데 이번에 등장한 LF는 물론 그 이름은 ‘플루이딕 스컬프쳐 2.0’ 으로 다듬어진 디자인을 표방하고 있지만, 전체적인 디자인은 사실상 YF를 또 한 번 갈아엎은 셈이다. 그리고 NF에서 보여줬던 유럽식 기하학적 조형 이미지가 더해진 형태를 가지고 있다. YF에서 크게 경사졌던 캐릭터 라인도 다시 NF처럼 무난(?)한 느낌으로 바뀐 걸 볼 수 있다.

37562_12.jpg

37562_13.JPG

세대가 바뀌면서 진화하고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메이커가 그만큼 고민하고 노력한다는 것일 수도 있고, 한편으로 시행착오를 거쳐가는 과정일 수도 있다. 시행착오를 거친 만큼 성숙한 디자인을 보여줄 수 있을 거라는 기대도 할 수 있다. 어찌 보면 1998년의 EF에서 크게 바꾸어 나왔던 NF와, 그것의 디자인을 다시 뒤집은 YF, 그리고 NF와 YF의 둘을 합쳐 절충한 듯한 LF의 변화 과정을 보면서, 현대차의 디자인은 진화(進化) 이기보다는 정(正), 반(反), 합(合) 의 변증법(辨證法)적 과정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하단배너
우측배너(위)
우측배너(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