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스포티해지는 비례의 승용차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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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구상(koosang@hongi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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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6-22 09:40: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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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승용차의 디자인을 볼 때, 대체로 앞모습과 뒷모습, 그리고 옆모습의 이미지를 통해 그 차가 어떤 느낌인지를 파악하게 된다. 즉 다양한 부품의 형태나 비례를 통해서 그 차의 인상이 스포티 하다든가, 혹은 보수적이라든가 하는 느낌을 받게 된다. 만약, 품위 있는 이미지의 차를 찾는 사람이라면 묵직한(?) 이미지에 공감을 할 수도 있고, 반대로 스포티한 이미지에서 공감을 가지지 못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처럼 다양한 각각의 차량 이미지에서 우리들은 어떤 부분에서 디자인의 특징을 파악하며, 그 특징은 어떤 느낌, 또는 형용사로 표현될 수 있을까? 사실 이런 평가는 주관적인 부분이 강해서, 딱 잘라서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필자의 경험 등에 비추어보아, 대체로 차체 측면의 디자인 비례가 중요하고, 그에 따라 차량 이미지는 스포티하거나 보수적인 성향을 가지게 된다.
먼저 차체 측면에서는 일반적인 3박스 구조의 세단형 승용차를 기준으로 본다면 후드와 캐빈, 그리고 데크(또는 트렁크)의 세 부분의 비례가 어떻게 변화하느냐에 따라, 전반적인 차량의 성격이 변화하게 된다. 그 중에서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비례가 후드의 길이인데, 다양한 세단형 승용차를 분석해 보면, 후드가 전체 차체 길이의 25%가 되는 비례가 가장 중립적인 비례라고 여겨지고, 그보다 긴 후드는 고성능의 이미지를, 25%보다 짧아지면, 실내공간이 강조된 차량의 이미지를 주게 된다. 물론 여기서의 비례는 시각적인 것이므로 세부적으로 몇mm가 크거나 작은 것에 의한 차이는 고려하지 않는다.
국산 중형 세단 가운데 가장 중립적 비례를 가진 것으로 볼 수 있는 2005년형 NF쏘나타는 측면에서 후드 길이 비례가 25%이며, 데크 비례는 12.5%로 후드와 데크의 비례가 정확히 2:1을 이루고 있다. 한편 현재의 쏘나타 뉴 라이즈는 데크가 11%로서 마치 쿠페나 해치백 같은 경쾌한 이미지로 스포티한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다.
또 다른 승용차들을 살펴보면, 2009년형 BH제네시스는 28%의 상당히 긴 후드 비례로 고성능 승용차의 비례를 가지고 있으면서, 데크의 비율이 12%로 후드 길이의 2/1보다 짧아 역동적 이미지를 주고 있다. 이 비례는 후속 모델 DH제네시스(G80)에서도 이어진다. 그런데 이처럼 스포티한 비례는 최고급 승용차에서도 나타나는데, EQ900 세단은 28%의 긴 후드 비례로 고성능 승용차의 비례이면서, 역시 동일하게 12%의 짧은 데크 비율로 고급 승용차임에도 스포티한 비례를 가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대로 후드가 25% 이상의 비례를 가지면 성능을 중시하는 이미지를 가지지만, 그에 비해 트렁크, 즉 데크의 길이는 후드 길이의 1/2보다 짧으면 경쾌한 인상이지만, 그보다 길어지면 보수적 인상을 준다. 17%로서 상당히 긴 데크 길이를 가진 1992년형 뉴 그랜저 L2모델이 그것을 보여준다. 그런데 새로 등장한 스팅어는 시각적으로 보이는 데크 비례는 불과 7%에 불과해 매우 스포티한 자세이다. 물론 스팅어는 해치백 구조의 차량임을 감안해야 한다.
결국 차체 형태만을 놓고 볼 때 후드의 비례는 차량의 기능이 성능 중심인지 거주성 중심인지를 보여주는 요소이고, 데크의 비례는 그 차량의 성격이 스포티한지 보수적인지를 보여주는 요소로 작용한다. 이에 따라 차체 측면에서의 디자인의 감성은 먼저 차량의 성격에서 성능 중심인가 거주성 중심인가에 의해 ‘역동적 이미지’와 ‘실용적 이미지’ 등으로 대비되는 영역에서 세분된다. 그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이런 비례의 관점에서 본다면 실용성을 중시하는 세단에서도 점점 스포티해지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음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