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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전기 동력 포니 콘셉트의 디자인

페이지 정보

글 : 구상(koosang@hongik.ac.kr)
승인 2021-04-23 08:48:17

본문

국산 클래식 카의 리빌드 모델이 나왔다. 바로 포니 콘셉트이다. 최근 현대자동차가 공개한 포니 콘셉트는 1980년에 등장했던 국산 승용차 최초의 해치백이면서 최초의 3도어 모델이었던 포니 3도어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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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포니 3도어 이전에 1960년대에 신진자동차에서 생산했던 퍼블릭카 3도어 모델이 있었고, 해치백이기도 했지만, 이 차량은 일본 토요타의 차량을 들여와 조립 생산한 것이었기에 우리나라에서 만들긴 했지만, 엄밀한 의미에서의 국산차는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1980년에 등장한 포니 3도어가 최초의 국산 3도어 해치백 승용차라고 이야기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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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니는 1975년에 패스트백 차체 형태이면서 4도어에 트렁크 리드가 있는 3박스 세단의 구조로 나왔다. 즉 차체 형태는 뒤 유리부터 트렁크 리드가 하나의 면으로 연결된 패스트백 이었지만, 트렁크만 따로 열리는 구조였다. 그런 구조의 포니가 2박스 차체에 테일 게이트를 가진 3도어 모델로 나온 건 1980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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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중학교 2학년이었던 필자는 우연히 보게 된 주차돼 있는 포니3도어를 신기하게 봤던 기억이 있다. 게다가 그 차량은 처음 보는 오토매틱 차량이었다. 코흘리개 어렸을 때부터 자동차를 좋아해서 부친의 어깨 너머로 자동차 운전 방법을 보며 기어 변속 흉내를 내고, 거리의 자동차를 모두 스케치북에 그려 대던 소년에게 클러치 페달이 없는 T자형 오토매틱 기어 레버에, 뒤 유리와 트렁크가 하나로 열리는 큰 테일 게이트와 긴 앞 문을 가진 포니3도어 모델의 모습은 가히 문화적 충격으로 다가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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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의 스포츠 쿠페와도 닮은 듯이 보이는 포니 3도어 모델은 흔치 않은 차였기에 더욱 신기했었다. 그때나 지금이나 우리나라에서는 3도어 쿠페나 해치백은 잘 안 팔리는 건 마찬가지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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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그랬던 포니 3도어 모델, 포니 중에서도 매우 희귀했던 포니 3도어 차량이 콘셉트 카로 부활한 것이다. 공개된 포니 콘셉트는 추측 컨대 포니 3도어 차량을 리스토어(restore) 하면서 내/외장 부품을 새로 만들어 붙인 걸로 보인다. 그래서 기본 차체는 본래의 포니 3도어와 동일하다. 심지어 도어 핸들도 동일한 크롬 도금된 풀업 방식이다. 물론 키 실린더는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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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눈에 띄는 건 네 개의 둥근 해드 램프-이른바 쌍라이트-를 둘러 싸고 있는 네모난 은색 베젤이 주간주행등으로 바뀐 것이다. 주간주행등이 꺼진 상태에서는 크롬처럼 보인다. 그리고 원형 헤드 램프 내부에는 매트릭스처럼 LED 가 박혀 있다. 게다가 아래 위로 두 줄이 그어진 라디에이터 그릴도 그대로이고 그릴 중앙에 HD 알파벳 형태로 디자인 된 현대자동차 심벌-이건 포니를 디자인 한 쥬지아로가 함께 디자인 한 걸로 알려진-심벌이 LED로 켜져 있다. 이렇게 해 놓으니 매우 디지털적인 이미지가 풍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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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크롬 도금 이던 철제 범퍼 대신 차체 색으로 칠해진 범퍼는 디테일을 억제해 간결하면서 차체 형태에 더 집중할 수 있는 차분함을 주고 있다. 테일 램프도 LED 방식인데 이건 본래의 포니의 모습 보다는 최근 등장한 전기 차량 아이오닉5와 거의 동일한 디자인을 보여준다. 앞 모습은 오리지널 포니와 동일하지만 뒷모습은 아이오닉 5와 동일하게 한 건 우연히 그런 건지는 모르지만, 포니와 아이오닉 5를 연결시켜주는 이미지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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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의 인스트루먼트 패널 역시 포니의 디자인을 그대로 보여준다. 물론 크러시 패드 부분은 형태는 거의 같은데 알루미늄으로 다시 만들었다. 이런 재질을 쓴 건 콘셉트 카 이기 때문이겠지만, 에어백을 적절히 배치한다면 승객 보호 안전규제를 만족시키면서도 어느 정도는 실현 가능한 걸로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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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더 눈에 띄는 건 진공관을 쓴 클러스터 디스플레이이다. 포니가 나왔던 1975년에는 이미 진공관이 쓰이지 않던 시대이다. 그때는 트랜지스터가 널리 보편화 된 때여서 소형 라디오가 보급되던 때이고, FM 방송이 막 시작될 때여서 잡음이 없는 스테레오 FM 방송이 사람들의 귀를 사로잡기 시작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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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이런 진공관 디자인은 클래식한 이미지를 주는 건 물론이고 동시에 매우 럭셔리 한 인상도 준다. 오늘날에도 초고가 고급 앰프는 여전히 진공관을 쓰고 있다. 오디오 애호가들은 작은 크기의 반도체가 만드는 디지털 사운드는 육중한 진공관이 만들어 내는 아날로그 사운드의 실존감에 비할 바가 아니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포니 콘셉트의 진공관 튜브는 바로 그런 아날로그적 감성을 대변해 주는 요소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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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어 트림 패널도 포니의 본래 디자인을 모티브로 했다. 사진으로 추측해보건대 반원 형태로 만들어진 조작 기구는 파워 윈도 버튼을 본래 포니의 수동식 유리 개폐 크랭크-속칭 닭다리-를 모티브로 한 게 틀림 없다. 버튼을 누르는 대신 아리 위로 조금씩 젖히는 방법일 듯 하다. 그리고 가죽으로 엮은 패널에는 무드 조명도 들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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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의 디자인도 클래식 포니의 스틸 휠과 원형의 크롬 휠 커버를 재해석한 디자인으로 보인다.

이렇듯 본래의 포니에서 모티브를 얻은 조형 요소로 채워진 포니 콘셉트는 포니를 모티브로 했다는 아이오닉 5와는 또 다른 감성을 주고 있다. 물론 아이오닉 5는 혁신적이다. 내외장 디자인에서 전통적인 차량과는 다른 가치를 보여준다. 그렇지만 세상의 소비자들은 모두가 같은 걸 원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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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포니는 45년 전의 차에 불과할 수도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유년 시절의 추억일 수도, 청장년 시절의 드림 카였을 수도 있다. 자동차는 동력이 무엇이건 기계공업의 꽃이다. 그저 단순한 이동 기계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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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라는 기계가 필요해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겠지만, 상당수의 소비자들은 기계이기보다는 생활의 동반자로 인식하는 것 같다. 이제 우리나라도 우리의 클래식 카를 가지게 됐음을 포니 콘셉트가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글 / 구상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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