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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모빌리티와 유니버설 디자인

페이지 정보

글 : 구상(koosang@hongik.ac.kr) ㅣ 사진 : 구상(koosang@hongik.ac.kr)  
승인 2021-11-05 11:43:46

본문

최근의 모빌리티(mobility) 개념 부상(浮上)에 따라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 이라는 개념도 보다 포괄적으로 적용될 가능성이 나타나고 있기도 하다. 모빌리티는 이동수단으로서의 하드웨어에 집중하기보다는 종합적인 경험과 서비스의 경향을 가진다고 할 수 있는데, 이에 따라서 모빌리티 자체에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의 개념이 적용될 개연성이 높아진다.

글 / 구상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부 교수)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최근에 등장하기 시작한 서비스 개념이 높은 모빌리티, 혹은 개인용 이동수단(personal Mobility: PM)으로서의 소형 모빌리티는 적극적으로 유니버설 디자인을 실현시킬 수 있는 수단으로, 실질적으로 모든 사람을 사용자 대상으로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서 말하는 모든 사람이라는 것은 비장애인과 장애인, 노인, 어른과 어린이, 그리고 외국인 등 다양한 계층과 문화권의 사람들을 의미한다.

최근에 영국의 어느 기업에서 내놓은 소형 전동 모빌리티는 전동 킥보드를 휠체어와 결합시키는 간단한 아이디어로부터 시작되었으나, 현재는 좀 더 큰 바퀴를 가지는 안정적 구조로 진화된 형태로의 변화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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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유니버설 디자인으로서의 모빌리티는 반드시 사람이 탑승하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을 수도 있다. 현재 가장 앞선 기술의 4족 보행 로봇으로 알려진 보스톤 다이내믹스의 로봇 ‘스팟’ 역시 새로운 개념의 모빌리티이다.

이 기능을 직접적인 탑승이나 견인 도구의 개념으로 활용하는 것과 아울러, 웨어러블(wearable) 개념의 몸에 입는 구조로 작업자의 노동력 경감을 위한 도구는 이미 등장했다. 또한 직접 탑승하지는 않는, 맹인 안내견을 대체하는 개념의 보조적 기능의 모빌리티로 발전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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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모든 유형의 유니버설 디자인이 성공적인 것은 아니다. 유니버설 디자인에 대한 접근에서 흔히 범하는 오류가 ‘약점을 가진 사람을 위한 디자인(design for handicapped)’으로 이해하고, 그들을 보다 특별하게 배려하고 다루어야 한다는 시각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그에 관한 대표적 사례가 과거에 등장한 바 있는 노인들을 위한 커다란 다이얼 버튼을 가진 전화기이다. 이 전화기는 쇠약한 시력을 가진 노인들을 위한 디자인이라는 콘셉트로 그럴 듯 해 보였지만, 정작 노인 계층은 그 전화기를 써야 하는 자신에 대한 절망감으로, 오히려 그 제품의 사용을 꺼렸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해 준다. 유니버설 디자인이 약자를 배려하는 차원에서 다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동등한 사용자라는 개념으로 보아야 하고, 동시에 심리적으로 만족하며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사실상 오늘날의 스마트폰은 고정된 물리적 버튼 대신 디스플레이 이미지에 의해 문자의 크기, 폰트 등을 다양한 특성을 가진 사용자가 자신의 요구나 기호에 맞게 선택 가능한 유연한 인터페이스를 보여준다.

기술의 발전도 유니버설 디자인의 개념을 확대시킨다고 할 수 있다. 즉, 유니버설 디자인이란 세계의 모든 계층의 사람들이 함께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과 제품을 추구하는 기술과 디자인을 의미한다고 설명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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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설 디자인에 대한 인식 확대의 시초는 미국에서 시민 권리 운동의 하나로 장애인들의 건축물 이용의 편리성 문제가 대두되기에 이르렀고, 그 결과로 장애인의 권익을 보호하는 법안으로써 ‘Fair Housing Amendments Act, 공정주택개정법’과 ‘Americans with Disabilities Act, 미국인 장애인 법안’이 1988년에 제정되었고 1990년부터 시행되고 있어 올해로 31년째이다. 이에 따라 등장하게 된 것이 바로 ‘유니버설 디자인’의 개념이었다. 의외로 미국도 오래되지 않았다.

여기에서 공정주택개정법과 미국인 장애자법안은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뿐만 아니라, 시각과 청각 장애인까지도 고려한 것으로, 다양한 계층과 다양한 집단의 사람들을 위한 시설에 적용되기 시작하면서 ‘모든 사람에게 편리한 디자인’의 개념으로 발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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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장애인 시설 법규는 장애인복지법, 건축법, 주택건설촉진법 등에 만들어져 있었고, 장애인, 아동, 노인 등 대상에 따라 장애인복지법, 아동복지법 등의 개별 법령과, 편의시설도 건축물, 공원 등 시설의 종류에 따라 개별 법령이 있었다.

교통시설도 자동차, 철도, 항공기 등 종류에 따라 개별 법령이 별도로 있었으나, 1998년 1월 1일 부로 장애인, 노인, 임산부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었고, 시설에 관한 기준은 1998년 4월 11일부터 시행되기 시작하였다. 이에 따라 공공시설에는 장애인을 위한 주차공간이, 그리고 휠체어가 이동 가능한 경사로(ramp)등이 만들어졌고, 지금도 그러한 시설물의 보완은 계속 이루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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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에는 사회 각 분야가 다양화, 다원화 되고 있으며, 쾌적한 환경에 대한사람들의 욕구 또한 늘어나고 있다. 다양한 기능의 제품 등장으로 일상생활에서의 육체적 ‘스트레스’는 과거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 아울러 의학의 발달로 평균수명도 연장되고, 평균 신장과 체중이 증가하는 등 한국인의 신체적 변화도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 젊은 청년층의 평균 신장이 과거에 비해 커졌으며, 이는 아시아의 다른 나라의 청년층 평균 신장보다 커졌다는 사실로도 나타나고 있다. 또한 교통의 발달과 컴퓨터 등 디지털 매체의 발달은 거리와 지역이라는 물리적 장벽을 넘어 세계가 하나의 공간으로 통합되는 등의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유니버설 디자인은 이미 살펴보았듯이 장애인이나 노약자뿐만이 아니라, 비장애인을 모두 포함하는 사실상 모든 사람들이 편리하고 안전하며, 심리적, 신체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환경과 제품을 위한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생각해 보면, 모든 분야의 디자인에서 근본적인 목표나 원칙이 여기에 있어야 한다. 이러한 특성을 가진 유니버설 디자인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원리들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 편리하고 효율적이며, 사용의 스트레스가 적은 디자인
○ 사용자를 차별하지 않아 모든 사람이 사용 가능한 디자인
○ 개개인의 기호와 능력에 맞게 조절되는 유연성 있는 디자인
○ 사용자의 개인 능력차이에 상관없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
○ 상황이나 개인의 인지능력에 상관없이 정보를 명확히 전달하는 디자인 
○ 위험을 최소화하고 예기치 못한 상황에도 부작용을 가져오지 않는 디자인
○ 사용자의 신체 조건에 상관없이 접근, 조작, 사용 가능한 적절한 크기의 디자인

여기에서 제시한 유니버설 디자인의 개념은 그것이 ‘만능의 디자인’을 의미하기 보다는, 다양한 사람들의 요구를 얼마나 유연성 있게 만족시킬 수 있느냐의 문제일 것이다. 사용에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이 없도록 하는 무장벽(無障壁; barrier free)디자인에서 출발한 유니버설 디자인은, 앞으로는 장애인이나 노인을 위한 디자인이라는 개념을 넘어서서 모든 사람들의 다양한 특성과 전체 생애주기(生涯週期, lifecycle)를 수용하는 토털 라이프 디자인(Total Life Design)의 개념으로 발전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 맥락에서 이미 운행 중인 초저상 버스 등은 실질적으로 모든 사람들을 위한 디자인의 개념이며, 높은 조형적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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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관점으로 유니버설 디자인은 규격화 된 대량생산체제에 의한 대량소비의 산업사회의 획일성을 탈피한 ‘사용자 지향 디자인' 이라고도 할 것이다.

이는 우리의 생활 영역에서 사용자의 연령과 능력, 개별적 특성과 관계없이 모든 사람들이 차별 없이 이용할 수 있는 편리하고 유연한 환경을 만드는 디자인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다양화된 문화가 공존하는 오늘날의 자동차, 나아가 모빌리티 기능에서 디지털 테크놀로지의 결합에 의한 발전이 이루어지는 동시에, 제품의 선택이 ‘망설여지지 않는’ 높은 완성도와 심미성의 조형이 요구된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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