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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11년의 역사, 기아 레이의 디자인

페이지 정보

글 : 구상(koosang@hongik.ac.kr)
승인 2022-09-05 11:14:24

본문

얼마 전인 2022년 8월에 레이의 2023년형 페이스 리프트 모델이 나왔다. 레이가 우리나라에 처음 나온 게 2011년 11월이니, 이제 11년차에 접어든 역사를 가지게 된 것이다. 그리고 사실상 국산 차 중에서는 드물게 초기 모델부터 본질적 변화 없이 10년이 넘게 판매된 차량일 것이다.

글 / 구상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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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박스형 경승용차로 등장한 레이는 압도적인 공간 크기로 인해 새로운 가치를 제공한다고 말 해도 좋을 듯 하다. 사실 필자가 느끼는 체감 연식으로는 레이는 11년이 아니라 3~4년 정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만큼 감각적인 부분이 어필되기보다는 거의 수직에 가까운 박스형 차체 형태에 의한 공간성이 다가오는 차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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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국산 차 중에 기아 쏘울 역시 박스 카의 콘셉트이지만, 쏘울은 C 세그먼트에 속한다고 할 수 있는데다가 레이만큼 직각 형태에 가까운 차체 디자인은 아니기에 박스 카 라고 하기에는 약간의 거리가 있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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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에 등장한 레이의 이미지는 귀여운 느낌을 보여줬었다. 아무래도 주 수요층에 여성이나 젊은 층의 고객이 많을 것이라는 예측에서 였을 것이다. 귀여운 이미지와 아울러 차체 오른쪽의 뒷문은 슬라이딩 방식으로 설계해서 오른쪽 앞 뒤 문을 모두 열면 B-필러 없이 매우 넓은 출입구 면적이 나오는 점은 레이의 또 다른 특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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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문에 첫 등장 때 다수의 사람들이 B-필러가 없어서 안전성이 염려된다는 반응이었지만, 실제로 레이의 B-필러 내부에는 보강재가 들어가 있기 때문에 만약 문을 연 상태로 충돌이 일어나는 게 아니라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구조이다. 게다가 더 놀라운 건 999cc배기량의 레이와 1,500cc급의 닛산 큐브를 비교해서 타보면 레이의 주행 안정성이 더 높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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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초기에는 레이를 향해 일본 다이하츠의 탄토(Tanto)와 너무 똑같다는 이야기가 정말 많이 나왔지만, 실제로 탄토와 레이는 박스형 차체 라는 점을 빼면 비슷한 곳이 어디에도 없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레이를 탄토를 베꼈다고 손가락질 해 댔다. 만약 그런 식이면 일본에 존재하는 모든 박스 카들은 모두 서로를 베낀 셈이다. 아마 이 글에도 또 비슷한 비난이 쏟아질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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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등장 이후 6년이 지나 2017년에 등장한 레이의 페이스 리프트 모델은 조금 더 심플하고 기하학적 인상을 더한 모습이었다. 6년만의 페이스 리프트였지만, 역시 그런 시간의 흐름은 체감되지 않았었다. 대체로 감각적인 디자인 요소가 중심이 되면 조금만 유행이 바뀌어도 구식처럼 느껴지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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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구식이 아니라 감각적인 성향이 바뀌면서 이전과 다른 신형이라는 대상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그렇게 보이는 것이다. 그렇지만, 내면의 가치가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그것을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다면, 시간이 흘러도 그것이 구식으로 치부되지 않는다. 그런 변화되지 않는 가치를 지닌 것을 고전, 또는 클래식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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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기에서 레이가 클래식이라는 거창한 이야기를 하려는 건 아니다. 레이가 우리나라에서 처음 보여준 박스형 차체 디자인의 가치는 감각적 부분보다는 활용성 이라는 가치였기에 시간이 지나도 그다지 진부화 되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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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레이는 올해 초에 우리나라 최초로 1인승 밴 모델도 내놓았다. 레이가 가진 공간 활용의 가치를 극대화 시켜서 실질적인 용도의 목적기반차량(PBV; Purpose Built Vehicle)의 콘셉트로 나온 것이다. 레이 1인승 밴은 도심지의 배송 등의 용도로 활용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도심지 전용 우편이나 택배 배송 차량을 따로 개발해서 쓰고 있는데, 그 차량들 중에는 운전석을 오른쪽에 붙여서 운전석에서 곧바로 인도 쪽으로 승/하차해서 배송이 가능하도록 설계한 것도 있다. 국내에서도 저속 전기 차량 이라는 법령에서는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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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만에 페이스 리프트 된 레이는 운전석 인스트루먼트 패널은 큰 변화 없이 좀 더 간결하고 기능적으로 클러스터와 센터 페시아, 앞 콘솔 부분 등을 좀 더 간결하게 정돈했다.

목적 기반 차량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박스형 차체 디자인을 가진 레이는 다양한 수요를 위한 가치 중심의 차량의 모습을 보여준다. 엔진 대신 전동화가 진전된다면 더 낮아진 무게중심과 공간 활용성으로 박스 카의 디자인은 시대 감각의 변화와 상관 없이 더욱 더 많은 장점을 가질 걸로 보인다. 박스 카 레이야 말로 전동화의 장점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차가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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