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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페라리 최초의 SUV 푸로산게의 디자인

페이지 정보

글 : 구상(koosang@hongik.ac.kr) ㅣ 사진 : 구상(koosang@hongik.ac.kr)  
승인 2022-10-11 09:57:37

본문

SUV의 시대인 것만은 틀림 없는 것 같다. 이미 오래전 포르쉐에서 SUV를 내놓았을 때 스포츠카와 SUV가 양립할 수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롤스로이스와 벤틀리 같은 울트라 럭셔리 브랜드도 SUV를 내놓는 건 물론이고, 이미 람보르기니같은 수퍼카 브랜드도 SUV를 내놨다. 그런 마당에 페라리에서 SUV를 내놓는 건 당연한 일인지 모른다.

글 / 구상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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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 브랜드 최초의 SUV 모델의 이름 푸로산게(Purosangue)는 약간 낯설긴 하다. 이 이름은 주로 경주마 중에서 순수 혈통의 종마를 의미하는 단어 써러브렛(thoroughbred)의 이탈리아 어 단어라고 한다. 페라리의 심벌이 도약하는 말(prancing horse)이니, 경주마 중에서 순수 혈통을 의미하는 이름을 쓴 건 브랜드 아이덴티티에 충실한 이름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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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체 전체의 이미지는 팽팽하게 당긴 곡면으로 이루어진 근육질의 인상으로, 마치 건장한 말 한 필이 서 있는 인상이다. 특히 뒤 펜더의 볼륨은 단단한 근육을 가진 경주마의 뒤 허벅지를 연상시키는 이미지 그대로이다. 여기에 긴 후드 비례와 크게 누운 A-필러의 이미지는 어딘가 역주하는 말의 머리 모습의 추상적 디자인일 것 같은 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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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앞 바퀴는 255/35 R22, 뒷바퀴는 315/30 R23 의 커다란 규격의 타이어와 휠로써 그야말로 건장함 그 자체의 모습을 보여준다.  게다가 엔진은 V형 12기통에 6,495cc가솔린으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 적용되지 않았다. 어쩌면 하이브리드(hybrid)라는 단어 자체가 ‘잡종’ 이라는 의미이니 ‘순수 혈통’ 의미의 차량 성격과 맞지 않기에 가솔린 엔진만으로 개발된 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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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펜더와 A-필러가 만나는 곳은 마치 칼로 잘라낸 듯한 샤프한 엣지와 캐릭터 라인으로 근육질의 곡면을 파고 드는 듯한 임팩트를 준다. 앞 펜더에서 시작된 평면에 가까운 곡면과 다른 면이 만나는 샤프한 모서리가 차체 측면을 가로지르듯이 흘러간다. 그러면서 캐빈의 비례를 강조하지 않았다. 실내가 2+2 구성이지만 캐빈이 무거운 인상을 주지 않게 하기 위한 비례 설정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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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체 크기는 길이, 폭, 높이가 각각 4,973, 2,028, 1,589mm에 휠베이스 3,018mm로, 제네시스 GV80의 4,945, 1,975, 1,715mm에 휠베이스 2,955mm와 비교하면 28mm 길고 51mm 넓고 26mm 낮다. 휠베이스는 23mm 길어서 준대형 SUV GV80의 크기이면서도, 약간 낮으면서 더 넓고 길다. 역동성과 안정성을 강조한 비례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뒷바퀴는 앞 바퀴보다 1인치 큰 23인치 휠로 후륜의 존재감을 강조한 역동적 이미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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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는 대칭형 인스트루먼트 패널이 특징적이다. 대개의 스포츠카 인스트루먼트 패널이 운전석 중심의 콕핏 타입이지만, 최근의 최신형 페라리 모델은 운전석과 조수석을 대칭형으로 디자인하고, 게다가 조수석에도 각종 주행 정보를 표시하는 디스플레이 패널을 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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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카의 성능을 즐기는 건 운전자만이 아니라 동승석에 앉은 사람 역시 함께 느끼고 즐겨야 한다는 의미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것을 반영해 2+2배치의 모든 좌석이 헤드 레스트 일체형 버킷 시트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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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2열 좌석에서도 도어 트림 패널과의 연결감을 강조해서 마치 앞 좌석에서의 인스트루먼트 패널과 도어 트림 패널의 연결감으로 차량과 하나가 되는 듯한 이미지의 인상을 뒷좌석에서도 가질 수 있도록 한 걸로 보인다. 좌석의 디자인과 가죽의 재질 등은 한눈에 보아도 고급감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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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런 고급감의 느낌을 내는 게 그저 잘 만들면 되는 것처럼 쉬운 듯 보이지만, 사실상은 상당히 어렵다. 국산 플래그십 차량들을 타보면 실내에서 고급감을 주기 위해 무척 애쓴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렇지만 단지 아, 애썼구나, 하는 인상이지 정말로 고급스럽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그런데 푸로산게의 실내는 한눈에 고급스럽다는 인상이 자연스럽게 다가온다. 도대체 그 비결이 무엇일까? 

운전석의 스티어링 휠과 속도계는 페라리 특유의 이미지가 재미있다. 스티어링 휠의 중앙에는 둥근 원형에 도약하는 말의 심벌이 그려져 있고, 속도계에는 노란색 속도계의 중앙에 검은 원형 패널이 들어가 있어서 스티어링 휠과 한 쌍을 이루는 듯 하다. 의도적인 것일까?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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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의 최초의 SUV 푸로산게에서 또 하나의 특징은 4인승 4도어 SUV 이면서 독특한 코치 도어(coach door)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도어는 과거의 고급 마차에서 비롯된 것이고, 현재는 롤스로이스 같은 초호화 승용차에서나 쓰이는 방식이지만, 푸로산게는 SUV 임에도 코치 도어를 썼다.

코치 도어는 기술적인 난이도가 높은 건 아니지만, 구조 설계나 생산 코스트 측면에서는 평범한 구조의 유형보다 비용이 많이 들어갈 요인이 있다. 물론 2열 승객의 승∙하차에는 상당히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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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울트라 럭셔리 고성능 차량들을 보면 여러 부분에서 비용에 그다지 구애 받지 않으면서도 높은 품질을 추구하는 저들 브랜드만의 일종의 ‘특권’같은 모습에 부러움이 느껴지기도 한다. 아무리 프리미엄 브랜드라고 하더라도 대부분의 양산 브랜드의 차량들은 결국은 원가 문제에 직면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이런 럭셔리 슈퍼카 브랜드의 초고가 SUV는 사실상 ‘그림의 떡’일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이 차들을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아야 하는 이유는 오늘날의 기술과 자본으로 추구할 수 있는 최고의 수준이 어느 정도까지 갈 수 있는 가 하는 것을 알고자 함일 것이며, 그것을 통해 양산 브랜드 차량의 성능과 품질을 더욱 더 발전시킬 수 있는 하나의 기준으로 바라볼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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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에서 자동차 기술의 발전은 대중들을 위한 싸고 좋은 차를 만들기 위한 목표 속에서 발전되어 왔지만, 그 노력의 다른 쪽 끝에는 최고급의 품질과 성능을 가진 차를 만들기 위한 활동 역시 동시에 존재해 왔다. 그런 맥락에서 페라리 최초의 SUV 푸로산게의 모습은 자동차가 지향해야 할 발전 방향의 다양한 모습 중의 하나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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