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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8세대 롤스로이스 팬텀 II의 디자인

페이지 정보

글 : 구상(koosang@hongik.ac.kr) ㅣ 사진 : 구상(koosang@hongik.ac.kr)  
승인 2022-12-20 04:58:22

본문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상상으로나 타 볼 수 있는 초특급 고급승용차 롤스로이스의 최상위 모델 팬텀(Phantom)의 8세대 모델의 페이스 리프트 모델 격인 시리즈 II가 공개됐다.

8세대 롤스로이스 팬텀 모델이 2017년 여름에 나왔고, 그것은 7세대가 나온 2002년에서 거의 15년만에 나온 모델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거기에서 다시 5년이 지난 시점이다. 대개 롤스로이스는 각 세대 별 모델 변경 주기가 15~20년가량 되는 것 같다. 그렇지만 흔히 보는 모델이 아니어서인지 긴 주기이지만 길게 느껴지지 않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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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그래서 오늘은 사진을 통해서나마 신형 롤스로이스의 디자인을 살펴보기로 한다. 사실상 롤스로이스 정도 되는 울트라 럭셔리 승용차 소비자들은 내/외장 디자인을 선택의 기준으로 보는 건 아니라고 이야기해도 무리가 없을지도 모른다.

디자인이 중요하지 않다는 뜻이 아니라, 디자인의 특징이 결국은 궁극적인 차별성에 맞추어질 것이기 때문에 이미 차별화된 특징을 전제로 디자인이 된 차량이니, 과연 어떻게 차별화가 됐느냐에 관심이 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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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차체 크기를 살펴보면 전장, 전폭, 전고가 각각 5,770 2,018, 1,646 mm이고 휠베이스는 무려 3,552mm이다. 그런데 이건 표준 차체이고 여기에 길이가 더해진 장축 모델이 별도로 존재한다. 팬텀 II의 장축 모델의 전장이 5,990mm 라고 하니 무려 220mm가 늘어난 것이다. 1센티미터 모자라는 6미터에 이르는 차체-마을버스의 길이가 저 정도이다-로 기본형 모델의 차체 크기도 크지만 장축형 모델의 존재감도 압도적일 것이다.

차체 측면의 이미지는 휠의 존재감이 크다. 기본 휠이 21인치이기에 아마도 승용차의 기본 장착 휠로는 가장 크지 않을까 한다. 물론 이제는 국산 승용차도 20인치 휠을 다는 시대이니 롤스로이스가 21인치 휠을 달았다는 것이 신기한 이야기는 아니다.

차체 측면 비례에서 휠의 크기가 거의 차체 절반 높이에 이르는, 이른바 슈퍼카 비례와 가까운 비례다. 물론 슈퍼카는 바퀴의 크기 비례가 차체 절반 높이를 훨씬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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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모습에서는 롤스로이스의 상징인 파르테논 신전을 모티브로 디자인 한 라디에이터 그릴이 자리잡고 있다. 이 그릴의 마무리는 전통적인 크롬 질감도 있지만, 모든 크롬 부품을 거의 검은색에 가깝게 표면 처리한 블랙 크롬으로도 주문할 수 있다고 한다.

블랙 크롬으로 된 마무리는 스포티한 인상을 주는 것 같기도 하다. 사실 롤스로이스에 스포티하다는 표현이 안 맞을 수도 있지만…. 굳이 다른 표현을 쓴다면 블랙 크롬 사양의 디자인 이미지가 댄디(dandy) 하다고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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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에이터 그릴의 윗면 중앙에는 롤스로이스 차량의 또 다른 상징인 환희의 여신(Spirit of Ecstasy) 이라고 불리는 조각상이 자리잡고 있다. 이 조각상은 도난을 막기 위해 건드리면 자동으로 내부로 수납 된다고 한다.

팬텀 II 모델의 차체 디자인은 크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면의 볼륨이 강조된 조형으로 인해 존재감이 확연하다. 차체의 조형을 의미하는 말로 요즘 유행(?)하는 어휘가 폼 팩터(form factor) 라는 것이 있는데, 그야말로 팬텀 II 의 폼 팩터는 육중함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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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측면의 이미지에서 C-필러와 뒤 펜더의 모습을 보면 두툼한 볼륨과 아울러 캐릭터 라인이 만드는 어깨 선이 뒤로 갈수록 낮아지면서 클래식한 이미지를 보여주지만, 정작 차체 뒤쪽에서의 볼륨감은 육중하다. 이와 같이 근접해서 보는 이미지와 약간 떨어져서 보는 차체 이미지가 차이가 나는 것은 바로 엄청난 차체 크기와 볼륨이 만들어 내는 폼 팩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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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 비해서 헤드램프는 상대적으로 슬림 비례의 직사각형으로 디자인 돼 있고, 안쪽의 베젤에 만들어진 패턴은 마치 별 빛이 흩뿌려진 것처럼 균일하지 않은, 수공예로 만들어진 것 같은 인상의 균일하지 않은 패턴으로 만들어져 있다. 롤스로이스 실내 천정에 옵션으로 들어가는 별빛 조명같은 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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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석의 스티어링 휠의 에어백 커버는 둥근 디자인으로 원초적인 인상이면서 클러스터 하우징 안쪽의 계기류와 센터 페이시아의 원형 환기구, 그리고 운전석 도어트림 패널의 원형 스피커 그릴 등과 조화를 이루는 듯한 의도로 디자인된 걸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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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부품에는 금속과 가죽, 목재 등의 재질이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는데,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이들 재질은 모두가 실제 눈에 보이는 재료 그대로이고 입체적인 가공 방법으로 만들어져 있다. 대부분의 양산 차량들이 눈에 보이는 재질과 실제의 재료가 다른 것과는 대비되는 점이 울트라 럭셔리 승용차의 모습이며, 바로 이런 부분에서 차이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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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 차량의 실내 부품에서 재료의 일관성이 적은 이유는 당연히 중량과 원가 때문이다. 금속 대신 사출성형 합성 수지에 도금을 하거나 필름 증착 등의 방법으로 금속이나 목재 질감을 표면적으로만 내는 건 가벼운 중량과 적은 비용으로 대량생산을 하면서도 다양한 효과를 내기 위해 불가피한 방법이다. 그러나 롤스로이스 정도의 울트라 럭셔리 승용차에서는 원가나 중량에 구애 받지 않는 재료의 가공이나 적용이 가능하다. 인스트루먼트 패널에 쓰인 목재 패널의 가공 방법 역시 매우 독특한 입체적인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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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최신형 롤스로이스가 보여주는 자동차의 모습은 100년 전에 대량생산방식이 창안되기 이전의 공예적 생산방식으로 만들어지던 호화 자동차의 모습이다. 물론 그렇다고 기술적인 수준이 100년 전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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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100년 전, 즉 대량생산방식이 헨리 포드에 의해 창안되어 완성되어 가던 1915년에서 1921년은 바로 오늘날의 디지털기술에 의한 혁신적 전환기와 같은 대량생산으로의 기술 전환기였다. 당연히 대량생산기술의 출현으로 말미암아 귀족과 부자의 전유물이었던 자동차가 20세기를 대표하는 대중적인 도구로 자리잡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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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기술에 의한 자율 주행과 전동화로 또다른 기술 전환기 속에 놓여 있는 오늘날이 지나면, 가장 21세기적인 자동차는 어떤 모습으로 자리잡게 될까? 그렇지만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100년 전의 자동차와 오늘날의 자동차는 기술적인 완성도나 디자인의 미적인 측면에서 가장 높은 완성도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달라지지 않은 모습이기도 하다. 그것이 소량생산 차량이든 대량생산 차량이든 말이다. 그렇다면 100년 후의 자동차 모습에서 변하지 않는 건 자동차를 통해 추구하는 완성도가 기술적인 면과 디자인의 측면에서 역시 같은 모습일 것이라는 것을 롤스로이스 팬텀II를 통해서 예측해 볼 수 있는 건지 모른다.

글 / 구상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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