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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2023년에 보는 33년 전의 현대 스쿠프

페이지 정보

글 : 구상(koosang@hongik.ac.kr) ㅣ 사진 : 구상(koosang@hongik.ac.kr)  
승인 2023-01-09 03:43:21

본문

지금부터 33년 전인 1990년 2월에 국산 승용차 최초의 쿠페 모델 스쿠프(Scoupe)가 나왔었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서 시판 중인 양산형 국산 승용차 중에는 쿠페형 차량은 없다. 물론 한때는 아반떼 쿠페나 포르테 쿠페를 비롯해 제네시스 쿠페 등이 판매되기도 했었지만, 어느 순간 모두 슬그머니 단종돼 버렸다. 우리나라 승용차 시장에서는 해치백과 특히 쿠페는 호응이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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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페형 차량의 인기가 적은 이유는 물론 뒷좌석에 타고 내리기가 번거롭기 때문이라는 게 가장 클 것이지만, 1987년에 나왔던 프라이드 3도어는 불편한 뒷좌석 탑승과 해치백 구조라는 비인기 요소를 모두 갖고 있었음에도, 그 당시에 나름의 인기가 있었다. 물론 프라이드 3도어의 인기는 초기에 차종이 3도어 하나밖에 없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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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소비자의 승용차 선택 기준에서 실용성이 가장 큰 기준인 건 과거나 지금이나 그다지 달라지지 않았다는 게 쿠페의 인기가 없는 이유일 것이다. 그렇지만 한편으로 정말로 사고 싶은 쿠페 모델이 나온다면 달라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건 이미 33년 전에 국산 승용차 최초의 쿠페가 나왔을 뿐 아니라, 상당한 인기를 얻기도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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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개발했던 스쿠프는 스포티 루킹 카(Sporty Looking Car; SLC) 프로젝트로 개발됐는데, 현대자동차 최초의 앞 바퀴 굴림 소형 승용차였던 포니 엑셀(X-car)의 2세대 모델 엑셀(X2)의 플랫폼을 바탕으로 개발됐다. 스쿠프(Scoupe)라는 이름은 스포티 쿠페(Sporty Coupe)를 의미하기도 하며, 특종기사 등을 의미하는 scoop를 의미한다고 홍보 되기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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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쿠프의 차체 크기는 전장, 전폭, 전고가 4,215ⅹ1,625ⅹ1,330(mm)에 휠베이스는 2, 385mm로서, 바탕이 된 엑셀 세단의 4,275ⅹ1,605ⅹ1,385(mm)에 휠베이스는 2, 385mm와 비교하면 60mm 짧고 20mm 넓으며, 55mm 낮고 휠베이스는 같았다. 차체 비례의 역동성을 강조하기 위해 낮추고 넓혔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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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차체의 역동적인 비례를 더 강조하기 위해 웨이스트 라인(waist line)을 기준으로 투 톤 컬러 처리를 했다. 물론 앞 유리 각도도 엑셀 세단보다 더 낮추고 라디에이터 그릴이 없는 범퍼 일체형 전면 디자인과 위쪽을 곡선으로 둥글게 디자인 한 이형(異形) 헤드라이트를 적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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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라이트 디자인은 1992년에 페이스 리프트 모델로 바뀌어 나온 뉴 스쿠프에서는 더 길고 슬림 비례로 바뀐다. 그리고 테일 램프 디자인은 초기 모델은 격자 패턴이 들어간 이중 렌즈를 적용해서 깊이가 있는 효과를 나타내려 한 디자인이었지만, 그런 느낌이 강조되지는 못했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뉴 스쿠프에서는 이중 렌즈 대신 더 간결한 슬림 그래픽으로 바뀐다. 차체의 투 톤 컬러 작용도 사라지고 오히려 전반적으로 깔끔한 이미지를 강조하는 모습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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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기에 스쿠프 승용차의 차체 디자인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특징은 쿼터 글라스와 뒤 유리가 하나로 연결된 듯한 이미지로 처리된 C-필러 디자인이었다. 그래서 마치 지붕이 떠 있는 듯한 이미지를 강조하려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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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초기 모델에서는 C-필러를 광택 있는 검은색 페인트로 마무리 된 두터운 가니시로 덮어서 유리창이 연결되는 인상이 약간 아쉬웠다. 아마도 유리창을 구부려 성형하는 공법의 난이도가 양산 시점까지 해결되지 못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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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뉴 스쿠프에서는 쿼터 글라스를 C-필러까지 둥글게 감싼 유리로 덮고, 뒤 유리와 연결되는 경계를 15mm 폭의 가는 플라스틱 몰드로 마무리해서 연결된 이미지를 강조했었다. 게다가 뉴 스쿠프는 미국 수출 모델에서는 지붕을 검은 색으로 칠한 이른바 루프 블랙아웃 옵션도 있었는데, 이 검은색 지붕 처리는 보다 더 미래지향적인 이미지를 주기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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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쿠프의 인스트루먼트 패널은 클러스터 하우징과 센터 페시아가 마치 ㄱ 자 형태로 연결되는 연직형(連直形)의 구조인 동시에 항공기의 조종석과 같은 형태로 만든 콕핏(cockpit) 스타일로 디자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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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운전석의 클러스터 하우징이 오른쪽으로 연결되면서 만들어지는 비상등 스위치와 디지털 시계가 자리잡은 비너클 패널(binnacle panel) 부분이 운전자 방향으로 경사져 있어서, 운전석에 앉아서 보면 꽤 역동적인 인상을 주기도 했다. 실제로 스쿠프의 운전석에 앉았을 때 그 인상이 특히 강하게 느껴졌었다.

스쿠프는 낮은 지붕의 쿠페형 차체로 인해 앞 좌석 중심의 스포티한 콘셉트를 강조하면서 앞 좌석은 버킷 형태로 만들어져 있었지만, 상대적으로 비중이 적은 뒷좌석은 단순한 벤치형 좌석이었고, 뒷좌석 승객의 머리 공간과 다리 공간도 좁을 수 밖에 없었다. 이건 단점이라기보다는 2도어 쿠페 라는 콘셉트에 충실한 특징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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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쿠프는 1.5리터 엔진을 탑재했기 때문에 성능보다는 스타일 중심이었지만, 나중에 터보 모델도 나와서 최고 속도가 200km에 이르기도 했다. 그러나 사실상 스타일을 더 강조하는 성격의 차량이었다. 이런 성격은 미국 시장에서의 판매에서도 마찬가지였다. 1990년대 후반까지 미국 시장에서는 2박스 해치백 승용차보다는 3박스의 쿠페를 선호하는 경향이 더 강해서 승용차는 세그먼트 별로 다양한 쿠페 모델이 존재했었다.

이건 유럽의 해치백 선호와는 대비되는 미국 시장 만의 특이한 현상이다. 그런 이유에서 그 시기의 미국 시장에는 젊은 소비자들을 위한 소형 쿠페가 다양했고, 스쿠프 역시 그 중의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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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쿠프는 국산 승용차 최초의 3박스 구조의 쿠페였고, 뒷좌석 거주성이나 공간 활용성 등의 실용성보다는 스타일을 강조한 콘셉트의 승용차로 등장한 모델이었다. 그래서 국내에서는 젊은 소비자들의 호응을 받았고, 미국 시장에서도 젊은 소비자들을 지향하는 앞 좌석 중심의 성격을 가진 비교적 염가의 스타일리시 쿠페로 판매됐다.

2023년의 오늘은 스쿠프 등장 이후 33년이 지났지만 국내 시장의 다양성은 물론이고, 국내 메이커의 승용차 차종 개발 다양성도 오히려 후퇴한 느낌이다. 정말로 스타일 중심의 쿠페는 생존하지 못하는 게 우리나라 승용차 시장의 특징인 걸까?

글 / 구상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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