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오토뉴스

상단배너

  • 검색
  • 시승기검색
ä ۷ιλƮ  ͼ  ī 󱳼 ڵδ ʱ ڵ 躴 ͽ ǽ ȣٱ Ÿ̾ Auto Journal  Productive Product
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제네시스 최초의 컨버터블의 디자인

페이지 정보

글 : 구상(koosang@hongik.ac.kr) ㅣ 사진 : 구상(koosang@hongik.ac.kr)  
승인 2023-02-13 09:55:27

본문

제네시스 브랜드 최초의 컨버터블 콘셉트 카 『X 컨버터블 콘셉트』가 공개됐다. 이전에 제네시스에서 대형 차체를 가진 쿠페의 콘셉트 카로써 『X 쿠페 콘셉트』와 『X 스피디움 쿠페 콘셉트』를 내놨고, 이번에 X 컨버터블 콘셉트가 나온 것이다.

d1499e9f702184526e66ab1faa560a6e_1676249

대체로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는 일종의 상징처럼 모두 2도어 쿠페와 컨버터블 차량을 가지고 있어서 프리미엄 브랜드의 필수 차종이라고 이야기된다. 실제로 외국에서도 2도어 쿠페와 컨버터블의 수요는 많지 않지만, 그 대신 얼마나 개성 있고 고급스럽게 만들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차량이기 때문에, 프리미엄 브랜드의 상징처럼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d1499e9f702184526e66ab1faa560a6e_1676249

하지만 제네시스 브랜드는 지금까지도 양산 시판 모델이4도어 세단과 5도어 SUV 등의 실용 모델만 있어서 글로벌 관점의 고급 브랜드로서의 위상이 부족했다는 아쉬움이 있었다. 그런데 재작년부터 제네시스 브랜드에서 X 시리즈로 쿠페 콘셉트 모델을 내놓기 시작했었고, 그 세번째 모델로 컨버터블이 나온 것이다.

d1499e9f702184526e66ab1faa560a6e_1676249

제네시스 X컨버터블은 지붕이 접히는 구조이기는 하지만, 직물 재질이 아닌 하드탑 컨버터블로 보인다. 즉 철제(로 보이는) 재료로 만들어진 지붕이어서 닫힌 상태에서도 매끈한 지붕 실루엣을 보여준다. 대체로 직물로 만들어진 컨버터블 지붕은 닫힌 상태에서 앞 유리와의 연결 부위가 매끄럽지 않고, 직물 아래에 있는 철 구조물 프레임 등으로 지붕 면 자체에도 굴곡이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더러는 이음매 부분이 밀착되지 않아서 고속에서 풍절음이 생기기도 하지만, 하드탑 컨버터블 차량은 저러한 단점들을 거의 모두 해결할 수 있다.

d1499e9f702184526e66ab1faa560a6e_1676249

그렇지만 하드탑 컨버터블이 장점만 있는 건 아니다. 커다란 지붕 구조물이 무거운데다가 그걸 모터로 작동시키는 메커니즘이 복잡하고, 그런 구조물과 커다란 지붕 패널의 수납 등으로 인해 실질적으로 트렁크 공간이 거의 없어서 실용성에서는 한계가 있다.

d1499e9f702184526e66ab1faa560a6e_1676249

게다가 이런 지붕 구조물을 제조하는 업체는 세계적으로도 손에 꼽힐 정도로 몇 되지 않는다. 길게는 마차시대부터 컨버터블 루프를 제조해온 곳으로, 사실상 첨단의 기술이 아님에도 나름의 노하우와 기술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컴팩트 하게 접혀야 하는 지붕은 구조가 복잡해서 설계와 개발에서 많은 경험이 요구된다.

d1499e9f702184526e66ab1faa560a6e_1676249

또한, A필러와 B, C-필러 등이 하나의 구조물로 연결돼서 전체의 차체 강성을 확보하는 모노코크 구조의 기존 승용차를 바탕으로 컨버터블을 만들 때, 지붕과 결합된 B, C-필러를 비롯한 사이드 프레임 구조물 제거로 인한 차체 강성 감소를 보완해 제작하는 것에도 노하우가 필요하다.

d1499e9f702184526e66ab1faa560a6e_1676249

이런 이유 등에서 컨버터블 차량 생산은 수작업 중심의 소량 생산으로 당연히 고가가 될 수밖에 없어서 럭셔리의 상징인 것이다. 혹자는 컨버터블은 철제 지붕이 없으므로 재료가 덜 들어갈 테니 가격이 오히려 싸야 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한다. 맞는 말일까?

d1499e9f702184526e66ab1faa560a6e_1676249

제네시스 X컨버터블 콘셉트는 전기 동력 차량이므로 라디에이터 그릴은 필요하지 않다. 그런 이유에서 제네시스 브랜드의 두 줄 주간주행등을 라디에이터 그릴의 이미지로 재해석한 앞모습을 보여준다. 아마도 헤드 램프 역시 저 조명 어딘가에 들어가 있을 것이다.

d1499e9f702184526e66ab1faa560a6e_1676249

현재 양산되는 G90 역시 두 줄의 주간주행등과 LED의 슬림 헤드램프가 일체로 구성돼 있긴 하지만, 의외로 복잡한 구조로 만들어져 있다. 하지만 X컨버터블 콘셉트는 더 간결하게 정돈된 모습으로 보인다.

d1499e9f702184526e66ab1faa560a6e_1676249

제네시스 X컨버터블 콘셉트의 차체 디자인은 기존에 나왔던 X시리즈 쿠페 모델과 벨트 라인 이하는 거의 같아 보이지만, 컨버터블 구조로 인해 차체와 실내가 만나는 부분의 세부 처리가 달라졌을 것이다.

인스트루먼트 패널도 크게는 쿠페 시리즈와 같아 보이지만, 마치 알파벳 U자를 뒤집어 놓은 듯한 클러스터의 비너클 라인이 형태에 슬림 벤트 그릴로 보이는 부분이 눈에 띈다. 저 부분이 정말 벤트 그릴로 작동된다면 그야말로 운전자를 감싸는 무풍 에어컨 같은 기능이라고 할 법하다.

d1499e9f702184526e66ab1faa560a6e_1676249

내장재는 가죽과 직물이 함께 쓰인 부분이 보이는데, 최근에는 동물 복지나 비건(vegan) 등의 이슈로 가죽 대신 직물을 사용하는 브랜드의 사례가 종종 보이기도 한다. 저 디자인 역시 그런 맥락인 걸까?

휠의 디자인이 와이어 스포크를 모티브로 한 클래식한 이미지를 보여주는데, 림 바깥쪽에 마치 트러스 구조의 교량처럼 생긴 림을 한 번 더 둘렀다. 이런 구성의 휠 디자인은 포니의 디자이너 쥬지아로가 1970년대에 마세라티 기블리 등 고성능 차량에 채택했던 휠 디자인과도 비슷해 보인다.

쥬지아로가 공식적으로 현대자동차의 포니 쿠페 복원 프로젝트에 이미 참여하고 있고, 그는 클래식 모티브의 콘셉트 쿠페를 디자인하기도 했으니, 저 휠 디자인에 그의 입김이 들어간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해 본다.

d1499e9f702184526e66ab1faa560a6e_1676249

역사적으로 본다면 최초의 자동차는 마차를 이용해 만들었기 때문에 1920년대까지는 대부분의 차량이 고정된 지붕이 없는 컨버터블 구조였다. 이후 대량생산 시대가 되면서 실용적 차량을 합리적인 가격에 효율적으로 만들기 위해 일체 구조의 지붕을 가지게 됐던 것이다.

그러므로 컨버터블 차량은 사실상 경제성이나 효율성보다는 클래식한 특징을 강조하는 목적으로 만드는 일종의 기호품(嗜好品)이다. 그야말로 진정한 의미에서 고급 제품인 것이다.

d1499e9f702184526e66ab1faa560a6e_1676249

고급 제품의 또 다른 특징은 그것을 만드는 브랜드의 위상에 따라 그 평가가 좌우된다는 점이다. 그리고 여기에 더해서 그 브랜드 자체뿐 아니라, 그 브랜드가 속한 국가의 위상과도 크게 관련이 있다. 이걸 좀 더 직설적으로 말한다면, 사실상 선진국의 브랜드만이 고급 제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그런 관점에서 최근의 제네시스 브랜드의 국제적 위상이나 평가가 고무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건 현대자동차의 품질 향상과 기술개발이 바탕이 된 것이겠지만, 그 이면에는 선진국으로 인정받기 시작하고 있는 오늘날의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이 바탕이 돼 있을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의 성장과 발전은 ‘단군 이래 최고’ 라는 말도 들린다. 물론 앞으로 그걸 지속시켜야 하는 게 숙제이겠지만, 어쨌든 그런 바탕에서 우리나라 고급 브랜드에 대한 평가가 높아지고 있는 걸로 보인다. 그렇게 본다면, 제네시스 X컨버터블 콘셉트는 오늘날 우리의 모습이면서 미래를 향한 숙제 일지 모른다.

글 / 구상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부 교수)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하단배너
우측배너(위)
우측배너(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