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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BYD의 1톤 트럭의 디자인

페이지 정보

글 : 구상(koosang@hongik.ac.kr)
승인 2023-04-24 11:41:40

본문

중국 전기 상용차 업체 BYD의 전기 동력 1톤 트럭 T4K가 서울모빌리티 쇼에 전시되었고 국내에 공식적으로 출시됐다. 물론 우리들은 이미 BYD의 전기 동력 버스를 시내버스로 타고 다니고 있기도 하다. 실제로 우리의 도로에서 만나는 중국산 전기 동력 버스는 우선 눈에 띄는 브랜드가 오늘 살펴보는 BYD를 비롯해서 하이거(HIGER), 북경기차(BAIC) 그룹 등 의외로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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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전기 차량이 어느 새 우리 생활 속에 비집고 들어와 가까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소형 트럭 중에는 경 트럭으로 과거 대우자동차에서 생산했던 다마스 급의 경 화물차와 경형 밴 차량이 이미 판매돼 쓰이고 있다. 그런 속에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보편적인 크기인 1톤 트럭 시장에 마침내 중국 메이커의 전기 동력 트럭이 등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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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전기 동력 1톤 트럭 T4K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환경부 인증으로는 저온 209km, 상온 246km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발표 숫자만 보면 현대자동차의 ‘포터Ⅱ 일렉트릭’의 주행거리 173km(저온)~220km(상온)이나 기아의 ‘봉고Ⅲ EV’의 주행거리 172km(저온)~220km(상온)보다 아주 약간 더 길다. 차체 크기는 포터Ⅱ와 봉고Ⅲ가 T4K보다 길지만 좁고 낮다. 포터Ⅱ 일렉트릭의 전장 전폭 전고는 5105x1740x1970mm, T4K가 4790x1750x2030mm이고, 휠베이스는 포터Ⅱ와 봉고Ⅲ가 10mm 긴 2810mm이며, T4K는 2800mm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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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1톤 트럭 시장은 상당히 독특한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개인용달 사업주들의 차량으로 활용되고 있고, 택배나 온라인 판매 물품 배송에 쓰이는 차량 대부분이 1톤 트럭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장 볼륨이 큰 반면에 차량 가격의 변동 폭은 상당히 좁다. 그런 이유에서 디자인의 특징보다는 가성비가 상당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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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현재 판매되고 있는 기아의 봉고Ⅲ와 현대의 포터Ⅱ 등은 지난 2013년에 완전 변경 모델로 등장한 차량으로 10년이 되어가고 있지만, 체감 주기는 그렇게 오래되지는 않은 것 같은 느낌이다. 이건 결국 국내의 1톤 트럭 선택 기준에서 디자인은 그리 높은 비중이 아님을 보여주는 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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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국내의 소형 트럭 시장에 등장한 BYD의 T4K는 어떤 무기를 가지고 나왔을까? 우선 눈에 띄는 건 프레스 도어를 채택한 캐빈이다. 프레스 도어는 봉고Ⅲ나 포터Ⅱ의 섀시형(sash type) 도어보다 개발비가 높은 형식이지만, 이건 아마 기존의 BYD트럭 캐빈을 활용한 때문으로 보인다. 그래서 T4K는 도어 패널은 볼륨이 적은 평평한 형태이면서, 캐빈 전면부는 현대자동차의 포터를 크게 의식한 디자인으로 바꿔서 곡면 볼륨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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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으로 T4K의 인스트루먼트 패널은 수평 구조에 디지털 클러스터를 쓰면서 센터 페시아에 터치 스크린을 적용했다. 그에 비하면 봉고Ⅲ와 포터Ⅱ는 기본적으로 서로 같은 인스트루먼트 패널을 쓰면서 디스플레이 패널을 크러시 패드 상부에 붙여 놓았다. 10년동안 기본적인 구조는 바뀌지 않은 모습이다. 상대적으로 T4K는 디지털화가 크게 진전된 이미지이지만, 오히려 아날로그 방식의 클러스터 방식보다 원가는 더 낮을 것이다.

 제품의 관점에서 본다면 디지털 방식은 첨단의 인상을 주면서 단가는 오히려 비싸지 않다는 특징이 있는데, 이는 중국의 자동차산업 전반의 전략일지 모른다. 엔진을 쓴 차량으로 기존의 글로벌 자동차 기업을 따라잡기는 어렵다는 판단에 전자화와 전기동력화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 중국의 자동차 산업 전략이고, 오늘 보는 T4K 또한 그런 흐름에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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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자동차 기업은 글로벌 산업의 관점에서 본다면 당연히 후발 기업이고, 아직 글로벌 시장에서의 인지도 또한 높지 않음은 물론이고, 우리나라에서의 평판 역시 그러 하다. 그런 현상은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가지고 있는 ‘중국산 제품’에 대한 그간의 선입관에 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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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서구 선진국 브랜드의 고품질이나 고성능 제품이 모두 중국에서 제조되고 있기도 하다. 그런 맥락으로 볼 때 국내 시장에 공식 출시한 BYD의 T4K 역시 ‘중국산’ 이라는 우리의 선입견으로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되는 부분이 분명히 존재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염두에 두어야 하는 사실 한 가지는 이미 시장의 규모나 소비의 잠재력에서 중국의 자동차시장은 해외수출에 의존하지 않고도 자체의 시장 규모를 바탕으로 발전해 기술 수준을 높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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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국내에 출시된 BYD의 트럭 앞 얼굴이 현대 포터와 유사한 디자인을 가진 건 어떤 의미일까? 이미 슈퍼카와 럭셔리 SUV 브랜드를 출범시킨 중국의 자동차 기업 BYD가 정말로 포터와 다른 이미지의 디자인을 할 줄 몰라서 비슷하게 베낀 걸까? 어떤 의도로 저런 유사한 디자인으로 국내에 들어온 걸까?

어차피 국산 1톤 트럭이 10년동안 변한 게 없는 디자인으로 팔리고 있으므로, ‘중국산의 티’를 내지 않는 디자인이라면, 소비자들에게는 그저 선택할 수 있는 또 다른 트럭으로 보일 거라는 판단에서 저런 디자인을 연출한 건 지도 모른다. 10년째 바뀌지 않은 디자인임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주문하고 1년을 기다려야 하는 정도의 시장이라면, 소비자들은 국산 1톤 트럭과 비슷한 디자인에 디지털 기술이 더 적용된, 그러면서도 비슷한 가격의 제품을 선택하지 않을 이유는 없을지 모른다. 포터와 유사한 T4K의 전면 디자인은 그런 시장 특성을 철저히 분석해서 그에 맞춘 치밀한 전술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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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중국 제품을 싸구려로 치부하면서 긴장하지 않는 사이에 이미 중국의 제품은 정말로 싸구려 병따개부터 다양한 최고급 제품과 고성능 디지털 기기에 이르기까지 이미 우리 주변을 점령해 버렸다. 중국산 제품이 없다면 우리들의 일상은 마비될지 모른다. 국산 1톤 트럭과 비슷한 디자인으로 나온 중국산 트럭은 저들이 다른 디자인을 할 줄 몰라서 저렇게 만든 게 아니라, 비슷한 얼굴로 슬그머니 밀고 들어오는 전술을 쓰려는 건지 모른다. 그리고 몇 년 뒤에 완전 변경의 신형 중국산 트럭이 나온다면, 그땐 국산 트럭이 시대에 뒤진 품질과 디자인을 가지고 있는 형국으로 뒤집힐지 모른다. 그런 상황에 대비하려면 우리는 무얼 해야 할까?

글 / 구상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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