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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전기 동력 스포츠카 콘셉트 비전 111의 디자인

페이지 정보

글 : 구상(koosang@hongik.ac.kr) ㅣ 사진 : 구상(koosang@hongik.ac.kr)  
승인 2023-06-26 11:05:54

본문

벤츠의 완전 전기 동력 스포츠카 콘셉트 모델 비전 111(영어로 One Eleven으로 읽으면, 원일레븐이다) 모델이 공개됐다. 정확히 나온 차체 크기 자료는 없지만, 차체 높이가 1,170mm라는 것이 발견된다. 1,170mm는 배터리가 탑재되는 전기 동력 차량으로서는 매우 낮은 치수이다. 대부분의 전기 동력 차량들이 바닥에 탑재되는 배터리 때문에 차체 높이가 1,500mm 이상인 톨 보이(tall boy) 콘셉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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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전기 동력 스포츠카 콘셉트인 111은 1960년대와 70년대에 벤츠가 로터리 엔진을 사용한 미드십 스포츠카의 콘셉트 카로 내놓았던 C111의 디자인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물론 과거의 C111은 매우 긴 후드를 가진 미드십 차체 구조였지만, 비전 111은 벤츠가 One Bow 라고 설명하는 A-필러에서 C-필러까지 하나의 큰 곡선으로 연결된 모노 볼륨(mono-volume)디자인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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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 하나 특징적인 것이 마치 갈매기 날개처럼 열리는 걸 윙 도어(gull-wing door)의 채택이다. 벤츠와 걸 윙 도어는 빼놓을 수 없는 역사적인 연관이 있다. 바로 1954년에 등장한 300SL 스포츠 쿠페-물론 이 모델은 300SLR 레이싱 머신에 뿌리를 둔다-이후 벤츠의 상징처럼 돼 버린 것이 바로 걸 윙 도어 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과거의 C111 모델도 걸 윙 도어를 가지고 있었지만, 최신형 비전 111 역시 걸 윙 도어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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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측면 뷰에서 눈에 띄는 건 커다란 캐빈을 형성하는 A-필러에서 C-필러까지 연결되는 하나(처럼 보이는) 커브와 극히 짧은 앞 뒤의 오버 행에 커다란 크기의 바퀴, 그리고 걸 윙 도어를 열어 놓은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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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동력 차량은 당연히 엔진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엔진 룸의 용적을 확보하기 위한 설계가 필요 없으므로, 차체에서 실내 공간 비중이 높아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그것을 보여주는 A-필러의 삼각형의 유리창-이 삼각형 부분을 돛단배의 삼각 돛에 비유해서 세일 가니시(sail garnish)라고 부르기도 한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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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새로운 비전 111의 차체 형태는 지난 2015년에 벤츠가 자율주행 콘셉트 카로 발표했던 F-015의 차체 형상의 곡면과도 닮아 있다. 그리고 실질적으로 차체의 거의 대부분의 공간이 캐빈 공간이나 마찬가지의 구조인 것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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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클래식 C111이 솔리드(solid) 한 오렌지 색, 즉 메탈이 섞이지 않은 것이었지만, 비전 111은 알루미늄 입자가 섞여 입체감을 강조하는 페인트로 칠해져 있다. 오렌지 색은 매우 산뜻하고 활기 넘치는 색이지만, 입체감을 강조하는 메탈 페인트는 단순한 오렌지 색의 인상보다는 구리와 알루미늄을 합쳐놓은 듯한 인상으로 어딘가 전기 동력의 차량임을 더 강조하는 느낌 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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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로 들어오면 금속성과 디지털의 조형 요소들로 이루어진 형태를 볼 수 있는데, 둥근 사각형으로 디자인 된 스티어링 휠은 2015년의 자율주행 콘셉트 카 F-015의 것과 비슷하지만, 중앙의 둥근 벤츠 엠블럼과 그 주변의 둥근 노브의 구성이 기계적인 요소와 디지털 인터페이스가 혼합된 인상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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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버킷형 좌석의 가죽 마감 색상을 은갈치색으로 마무리해서 메탈의 질감과 가죽으로 누비한 패드의 질감이 공존하는 매우 특이한 인상을 준다. 여기에 안전띠의 색상은 차체나 실내 트림 류에 쓰인 오랜지 색을 써서 화려한 대비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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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느낌의 금속성 마무리나 디테일은 실내의 여러 부분에서 발견된다. 뒤쪽의 패키지 트레이 부분에 역시 메탈 질감의 가죽 누비로 만들어진 가방과 그것을 고정한 벨트의 버클이나, 4점식 안전띠 버클의 벤츠 엠블럼 등의 디테일이 스포츠카의 감성을 강조해 주고 있다.

이렇게 시각적인 요소를 강조한 전기 동력 스포츠카를 보면, 앞으로 정말로 전기 동력 차량이 보편적으로 나오게 된다면, 고성능을 강조하는 요소가 지금의 엔진 차량들이 가진 독특한 배기음 대신 이런 시각적인 요소가 감성적인 요소로 작용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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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BMW는 전기 동력의 감성으로 소리를 활용하고 있지만, 그 소리는 차를 운전하는 사람만이 들을 수 있는 소리이다. 고성능을 느끼게 해주는 소리는 그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소리일지 모르지만, 제 3자에게는 소음일 수도 있다. 엔진 차량들이 들려주는 소리는 운전자뿐만 아니라 그 차량과 직접 관련 없는 길거리의 다수에게 들리지만, 그것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도 있다. 그렇지만 전기 동력은 운전자에게 달리는 감성을 주는 인위적 소리를 들려주면서 밖에서는 조용히 지나간다면 그 자체도 새로운 모습이 될 지도 모른다.

그 대신 실내에서는 소리와 시각으로 모두 그 성능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벤츠의 비전 111의 실내 디자인은 전기 동력 스포츠카가 가지는 시각과, 만약 청각 요소가 있다면 그런 감성을 동시에 만족시켜주는 디자인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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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외장 디자인에서도 전기 동력 차량임을 나타내는 기호가 자리잡고 있다. 모터의 회전자를 모티브로 디자인한 휠의 형태가 그렇고, 디지털 픽셀 패턴으로 오렌지색의 차체 색이 인쇄된 측면 유리창 디자인이 그것이다. 바로 실존과 디지털의 다층적 활용의 개념을 보여주는 디자인일지도 모른다.

미래의 차량이 정말로 10~20년 내에 모두 전기 동력 차량으로 바뀌게 될 것이지는 아직은 장담하기 어렵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전기 동력 차량은 동력의 관점에서 볼 때, 그리고 차량의 구조의 관점으로 볼 때 100년 넘게 엔진 동력의 차량이 가지고 있던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 그것도 아주 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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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기술적 변화를 어떻게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엔진 동력 차량과의 이질감 없이 받아들이게 할 것인지는 기술적인 문제이기 보다는 감성과 사용성의 문제이고, 그것의 해결책은 디자인에 의한 고려가 필요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렇다면 벤츠가 제시한 전기 동력 스포츠카 콘셉트 비전 111은 그러한 해결책으로 서의 디자인의 시도를 보여주는 것인지도 모른다.

글 / 구상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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