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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강렬한 표정의 슈퍼카, 람보르기니 리부엘토

페이지 정보

글 : 구상(koosang@hongik.ac.kr)
승인 2023-07-18 10:17:11

본문

슈퍼카 브랜드 람보르기니에서 리부엘토(Revuelto)라는 이름의 새 모델이 나왔다. 람보르기니의 차량 이름은 전통적으로 전설적인 투우 소의 이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것은 람보르기니의 심벌이 성난 황소인 것에서 유래된 것이기도 하지만, 설립자 페루초 람보르기니의 별자리가 황소자리이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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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그런 저런 이유에서 무르시엘라고, 가야르도 등의 이름이 투우 소의 이름이라고 하는데, 새로운 리부엘토의 이름은 이탈리아 어가 아닌 스페인 어에 의한 투우 소 이름이라는 이야기도 발견된다. 리부엘토는 섞였다는 뜻이라는 해설도 보이는데, 아마도 람보르기니 최초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의미하는 건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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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부엘토는 람보르기니 브랜드 60주년 기념 모델로 나온 브랜드 최초의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V형 12기통 엔진 모델이어서, 세 개의 모터와 엔진을 가졌다고 하며, 완전 전기 구동 모드로 주행도 가능하다고 한다. 사실상 람보르기니와 같은 슈퍼카의 특징은 특유의 배기음 이겠지만, 완전 전기 구동 모드라면 우렁찬 배기음 없이 주행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엔진음이 고성능의 상징 이기는 하지만, 슈퍼카가 아무 소리 없이 주행하는 게 가능하다는 건 작금의 시대를 반영한 특징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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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부엘토의 차체 디자인은 항공기와 우주선의 요소를 대거 반영했다고 하는데, 우선은 형태상으로도 마치 첨단 전투기나 SF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우주선 같은 인상이 디자인이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실제로 차체 제작에서 탄소섬유를 사용해 차체를 하나의 ‘동체’로 만들었다는 의미에서 한 개를 의미하는 mono와 비행기 동체를 의미하는 fuselage를 결합한 용어의 이탈리아어로 Monofusolage 라고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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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소재를 쓴다는 건 그만큼 가벼우면서도 강성이 높은 차체를 의미한다. 문득 무현지에서 등장하는 경공술(輕功術), 즉 몸을 가볍게 하는 무술이 떠오른다. 그 중 하나가 답설무흔(踏雪無痕)이라는 게 있는데, 눈을 밟아도 흔적이 남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아무튼 이전의 아벤타도르 보다 10% 이상 가벼워졌다고 한다. 그러나 카본 복합재료는 재료의 특성상 기계화된 대량생산이 불가능하므로 일일이 수작업으로 적층 시켜 생산해야 하므로 시간이 오래 걸려서 생산량이 제한적이어서 고가가 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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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부엘토는 게다가 항공기적 특성을 암시하는 디자인으로 뒷면에서 배기구가 마치 항공기나 우주선의 분사구 같은 형태로 디자인돼 있고, 그 위로 가변 기능을 가진 윙 스포일러가 장착돼 있다. 배기 파이프는 크롬 마감이 아닌 총기류의 색상과 비슷한 잿빛 건 메탈(gun metal) 컬러에 무광 마무리를 하고, 파이프의 외부에는 마치 톱니바퀴 같은 형태의 스플라인(spline) 처리를 해서 무기류와 항공기, 우주선 등의 추상성을 복합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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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더 독특한 디자인 처리는 엔진 베이(engine bay) 부분을 유리로 덮지 않고 그대로 노출시킨 것이다. 일견 커버가 없으면 빗물이 들이치면 어떻게 할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거의 모든 모터사이클의 엔진 역시 완전히 노출돼 있음에도 기능이나 형태, 사용성 등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걸 생각하면 리부엘토의 노출형 엔진 베이는 수긍되는 걸 넘어서 그야말로 기계로서의 특성을 가장 강조하는 그야말로 야성적 디자인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게다가 붉은 색의 조명까지 더해져서 감성적인 효과가 더해지는 것 같다. 확실히 슈퍼카의 디자인은 단지 몇 마력, 몇 기통이라는 수치로 설명이 다 되지는 않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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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외부 디자인에서 눈에 들어오는 건 강렬한 인상을 주는 Y 형태의 전면의 주간주행등과 테일 램프의 그래픽이다. 물론 옆으로 90도 돌아간 형태의 Y이긴 하지만, 이러한 그래픽 역시 항공기의 에어 인테이크, 혹은 날개의 형태를 연상시키는 조형 요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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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체 전면의 삼각형으로 절개된 형태의 헤드램프의 인상도 강렬하지만, 헤드 램프 사이로 앞쪽의 끝까지 돌출된 노즈 형태는 측면에서의 이미지를 상어의 코를 모티브로 했다고 한다. 측면의 이미지에서 상어의 코 같은 감성이 나타나는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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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상어 노즈의 형태는 인스트루먼트 패널의 센터 페시아 위쪽의 환기구의 개구부를 덮는 삼각형 구조물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 있다. 센터 페시아 패널은 완전히 터치식 디스플레이 패널로 보이는데, 그에 비해 그 아래쪽의 앞 콘솔에는 물리적 버튼에 의한 조작장치들이 자리잡고 있다. 특히 빨간색 버튼 커버로 덮인 시동 버튼은 마치 미사일 발사 버튼을 연상시키는 디테일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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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트루먼트 패널은 크러시 패드의 형상이 기본적으로 좌우 대칭이면서 센터 페시아와 앞 콘솔이 연결된 연직형 구성이고, 조수석 인스트루먼트 패널에도 디스플레이 패널이 부착돼 있어서 속도와 주행 모드, 기어 시프트 등의 정보를 표시한다. 홍보 자료에는 운전자를 조종사 (pilot), 조수석 탑승자를 부조종사(co-pilot)라고 개념 정의하고 그에 맞는 인스트루먼트 패널 디자인이라고 언급하고 있는 걸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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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살펴본 람보르기니 리부엘토는 디자인과 성능, 내/외장의 만듦새는 일상 속의 양산 차량들과는 상당히 다른 감성과 모습이며, 당연히 고성능이지만 낮은 차체는 타고 내리기에도 편안하지 않으며, 연비나 유지비, 수리비 등은 일상적인 수준보다 월등히 높은 비용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슈퍼카는 많은 사람들이 선망하는 꿈의 차량 일 것이다.

그런데 어쩌면 앞으로 전동화가 지속돼서 엔진을 쓰는 슈퍼카가 사라진다고 해도 슈퍼카의 모습은 이처럼 실용성이라는 개념과는 전혀 다른 세계의 가치를 지닌 채 다른 디자인과 사용성, 그리고 성능으로 사람들을 꿈꾸게 하는 차량으로 계속 만들어질 것이다. 그것이 바로 시대와 가치가 변해도 변하지 않는 슈퍼카의 모습인지도 모른다.


글 / 구상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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