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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심플한 그릴의 신형 BMW M2

페이지 정보

글 : 구상(koosang@hongik.ac.kr)
승인 2023-07-31 10:01:34

본문

BMW가 고성능 브랜드 M을 통해서 고성능 쿠페 M2를 내놓았다.  BMW에서 짝수를 쓰는 모델은 쿠페인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3시리즈 세단의 2도어 모델로 이해하면 큰 무리는 없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BMW의 고성능 브랜드 M이 더해진 M2는 3시리즈 세단의 2도어 쿠페 차체를 가진 고성능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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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수로 구분하기 전에는 3시리즈 쿠페 모델로 나왔던 모델들, 즉 M3는 중형급 차체의 실용적 성격과 BMW 특유의 주행성능을 양립시킨 차량으로 받아들여졌고, 특유의 크롬 키드니 그릴과 두 개의 원형 헤드램프로 BMW의 아이덴티티를 가진 차량으로 소비자들에게 받아들여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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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오늘 살펴보는 신형 M2 모델의 측면 뷰를 보면 과거의 3시리즈 쿠페의 실루엣과 비례를 거의 그대로 보여주는 인상이다. 물론 세부적으로는 다른 부분도 있을 것이지만, 전체 이미지가 거의 같다는 의미이다. 가장 눈에 띄는 건 긴 후드 비례이다. 차체 길이 대비 29%의 비례를 가지는 것이 1시리즈 등의 소형급을 제외한 8시리즈까지의 BMW의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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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단지 후드만 긴 것이 아니라 엔진의 무게 중심이 앞 차축에 맞추는 설계를 추구하는 것이 BMW의 이른바 기차가 레일을 달리듯 정확한 코너링 성능과 직진성을 추구하는 기술적 특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벤츠가 엔진의 중심을 앞 차축보다 뒤로 배치해 안락함을 추구하는 것과 대비되는 기술 추구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기본적으로 두 메이커 모두 고성능이라는 점은 공통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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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관점에서 과거의 M3나, 오늘의 M2 모두 소위 고성능 코너링 머신이라는 BMW의 기술적 아이덴티티를 보여주는 차량으로 나왔다는 점이 차량의 콘셉트일 것이다. 그리고 그런 특성을 보여주는 시각적 도구로써 차체 디자인이 어필된다. 그런 맥락에서 눈에 띄는 건 다른 BMW 승용차 모델과 차별화된 키드니 그릴의 디자인을 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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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모든 BMW의 차량들이 크롬의 테두리를 가진 키드니 그릴을 쓰는 것이 1933년에 최초로 키드니 그릴을 달고 나왔던 303모델 이후 90년간의 전통이었다. 물론 1980년대의 M1을 비롯해 그동안 등장했던 몇 종류의 콘셉트 카, 몇 년 전의 비전 시리즈 등은 매우 심플하게 차체를 잘라낸 듯 두 개의 사각형 같이 디자인하기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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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새로운 M2의 키드니 그릴은 그러한 심플함을 추구했던 콘셉트카의 것과 최근의 크롬 키드니 그릴을 합쳐 놓은 디테일을 보여준다. 게다가 키드니 그릴의 외곽 형상 자체도 사각형이 아닌, 사각형의 이미지를 가진 5각형으로 보다 역동성을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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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형적으로 본다면 짝수의 모서리를 가진 도형이 정적인 감성을 지향하고 홀수의 모서리 도형이 역동성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키드니 그릴은 전체의 이미지는 사각의 개념이지만, 디테일에서는 역동성의 홀수 형태로 디자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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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그릴 주변의 차체 형상은 입체감이 도드라지지 않는 상태에서는 매끈한 인상이지만, 그림자에 의해 면의 굴곡이 드러나면 의외로 많은 디테일을 보여주는데, 마치 크롬 키드니 그릴을 차체 색으로 칠해 놓은 것 같은 인상의 디테일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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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바퀴 주변의 비례 역시 짧은 앞 오버행과 긴 펜더 후반부의 비례로 이른바 정통 후륜구동 차량의 레이아웃을 반영하는 비례로써, 본래 BMW가 추구한 후륜구동 차량의 특성을 반영하는 고성능 모델로서의 M시리즈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건 단지 뱃지를 붙인다고 해결되는 특징이 아니다. 뱃지의 의미와 무게를 뒷받침하는 차체 구조와 디자인의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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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후드 끝의 BMW 뱃지 역시 네 가지의 색상으로 구성된 세 겹의 링으로 둘러쳐 있어서 M 전용 심벌인 것 같은 인상도 준다.

 

그에 비해서 헤드램프와 테일 램프는 조금은 귀여운 비례를 추구한 인상이다. 대개 헤드램프가 눈의 이미지가 연상되는 효과가 있고, 그에 따라 헤드램프의 크기를 ‘왕눈이’처럼 크게 디자인하면 귀여운 인상을 주게 되는데, 새로운 M2는 그런 디자인 공식을 활용한 얼굴을 보여준다. 테일 램프 역시 그런 이미지를 보여주는 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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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에 실내로 오면 고성능의 인상이 강해진다. 긴 디스플레이 패널을 쓴 수평형 인스트르먼트 패널은 최근의 BMW의 모습과 같은 맥락이지만, 앞 콘솔과 센터 페시아를 연결한 연직형 구조의 콘솔과 거기에 자리잡은 수동변속기 시프트 레버-물론 자동 변속기 모델도 있다-는 본래의 BMW가 추구한 후륜구동 고성능 모델의 형식을 그대로 보여준다.

 

전동화가 진행되면서 더 이상 변속기가 필요 없어지는 것이 오늘날의 자동차의 모습이고, 엔진 동력 차량이라고 해도 거의 모든 차량이 자동 변속기를 쓰는 것 또한 트렌드이기도 하지만, 수동 변속기가 주는 특유의 운전 경험은 1980년대에 운전을 배운 필자의 세대-아마도 2000년대까지 운전을 배운 세대들까지-는 오른손과 왼발이 기억하는 아날로그적 기억일 것이다. 그리고 신형 M2는 그러한 기억을 소멸시키지 않으려는 것이 콘셉트의 일부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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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을 단 차들이 언제까지 만들어질지는 누구도 자신 있게 말하기 어려울 것 같다. 엔진 차량을 2025년엔가 판매 금지시키겠다던 독일도 그걸 수정하려는 움직임도 있는 것 같다. 그런데 100년 전이었던 1923년에는 놀랍게도 증기기관의 엔진을 가진 자동차,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증기기관의 기차가 아닌 증기기관 자동차들도 가솔린 자동치들과 함께 다녔다. 기술의 변화는 빠를지 모르지만, 그걸 받아들이고 사용하는 사람들의 변화는 훨씬 느리다.

 

아마도 지금의 우리들이 살아있는 동안에는 엔진 동력의 차들은 더 도로를 구를 것이다. 새로이 태어나는 세대들의 세계에서는 달라질지 모른다. 그렇지만 기술과 사람들의 변화가 같은 흐름이 아니라고 할 때, 새로운 M2는 엔진 동력의 후륜구동 승용차, 그 중에서도 BMW가 추구하고자 했던 실용성과 고성능을 양립시키고자 했던 그 모습을 새로운 감각으로 재해석해서 보여주는 차량인지도 모른다.

 

글 / 구상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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