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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기아 모닝의 리뉴얼

페이지 정보

글 : 구상(koosang@hongik.ac.kr) ㅣ 사진 : 구상(koosang@hongik.ac.kr)  
승인 2023-08-07 10:21:15

본문

기아 브랜드의 경승용차 모닝의 신형 모델이 등장했다. 기본적으로는 기존의 3세대 모닝의 페이스 리프트 모델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앞 얼굴이 새로 등장한 기아의 전기 동력 차량 EV-9과 비슷한 이미지로 크게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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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에 나온 3세대 모닝이 프로젝션 헤드램프를 쓰면서 둥근 렌즈를 가진 헤드램프의 인상이 강렬했는데, 새로운 모닝은 그릴도 슬림한 이미지로 정돈되고 사각형의 LED 렌즈를 사용면서 좀 더 디지털적인 이미지로 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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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일 램프도 EV-9과 비슷한 이미지로 디자인해서 전반적으로 기아의 최근의 디지털적 감각의 디자인으로 바꾸면서 감각적으로 새로운 이미지를 보여준다. 물론 테일 램프의 전체 하우징 형태는 기본적으로 같은 구조지만, 그래픽 처리를 크게 바꿔서 기존의 테일 램프와 전혀 다른 이미지의 효과를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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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체 측면의 이미지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휠의 디자인을 바꾸고 크기도 키워서 건장한 인상을 준다. 휠의 크기가 무려 16인치 크기이다.  물론 요즈음은 휠의 크기가 16인치도 사실 체감적으로는 그다지 큰 게 아닌 듯한 느낌이지만, 과거에 소형 승용차 프라이드의 휠이 12인치였던 걸 생각하면 경승용차에 16인치 휠은 정말 격세지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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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은 기아 브랜드에서는 레이와 함께 두 종류의 경승용차로 모델 라인업이 돼 있다. 현대 브랜드는 SUV 콘셉트의 캐스퍼가 나왔지만, 캐스퍼의 SUV 콘셉트는 그야말로 디자인의 감각이 SUV 라는 것이지 성능이 SUV 인 것은 아니다. 그에 비하면 모닝은 승용차의 콘셉트로 상대적으로 좀 더 솔직한 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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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은 2004년에 나온 모델이 7년간 판매됐고, 2011년에 약간 근육질(?) 이미지의 측면 캐릭터 라인을 가진 디자인의 모닝이 나왔다. 그리고 2015년에 앞 얼굴이 약간 바뀐 모델이 나왔지만, 기본적으로는 같은 모델이었다. 2세대 모델은 국내에서도 상당히 많이 팔렸고, 지금도 도로에서 눈에 띄는 모닝의 대부분이 2세대와 2세대의 2015년형 모델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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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은 유럽 등 해외 시장에는 피칸토(Picanto)라는 이름으로 수출됐는데, 3도어 모델도 있었다. 물론 경승용차로서는 3도어 모델이 여러 모로 효율적일 수 있지만, 뒷좌석의 승하차 편의성이 중요한 국내 시장에서는 3도어 모델에 대한 호응이 낮아서 국내 출시는 안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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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2017년형으로 나온 모델이 전체가 모두 바뀐 3세대 모델이었다. 3세대 모델은 차체 측면의 캐릭터 라인을 좀 더 매끈하게 정돈했는데, 사실상 2011년의 2세대 모닝의 측면 캐릭터 라인은 필자에게는 2009년에 나온 YF 쏘나타의 플루이딕 스컬프쳐(fluidic sculpture)와 같은 개념의 조형으로 보였다. 그 당시에 리뷰를 쓸 때도 그런 이야기를 했었다. 추측하건대 디자인 개발 초기에는 현대 브랜드의 모델로 개발했다가 모델 라인업 정리 등으로 기아 브랜드로 바뀌어 나온 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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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그래서 유기적 성향이 좀 더 강했던 디자인에서 2017년형으로 나온 모닝은 조금 더 기하학적 성향으로, 즉 기아의 아이덴티티에 가까운 조형으로 바뀌었다. 물론 라디에이터 그릴의 호랑이 코 역시 더 적극적인 디자인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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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모닝은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디지털적 감성을 강조한 디자인을 보여준다. 특히 테일 램프의 그래픽은 그야말로 완전히 새로운 감각으로 일신했다. 차체의 내/외장 디자인이 기술의 발전을 담는 그릇이라고 할 때, 그릇이 기술의 내용을 어떻게 담아내서 보여주느냐 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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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이 어떤 문제에 관한 답을 찾거나 결정을 내릴 때는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답을 찾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지만, 실제로 제품을 구매하거나 선택할 때는 의외로 논리나 이성만으로 좌우되지는 않는다. 만약 모든 사람들이 논리나 이성만으로 선택한다면 조금이라도 비싼 제품이나 서비스는 시장에서 설 자리를 잃을 것이다. 그렇지만 사람들은 가격이 조금 더 비싸도 자신이 찾고자 하는 가치를 가진 제품을 선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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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사람들이 추구하는 가치는 무엇일까? 여기에서 어쩌면 경승용차의 딜레마가 시작되는지도 모른다. 경승용차의 가장 큰 가치이자 덕목(?)은 경제성이며, 그러한 특징이 사람들이 경승용차를 구매하는 큰 이유 중의 하나이다. 그렇지만, 그런 이유 때문에 경기가 좋을 때는 경승용차가 잘 안 팔리기도 하며, 반대로 경기가 나쁠 때는 판매가 늘어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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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제한된 비용으로 큰 지출을 해야 할 때 사람들은 ‘싸구려 여러 개’ 보다는 ‘똑똑한 한 개’, 즉 좋은 물건을 사려고 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경승용차가 사람들에게 설득력을 가지려면 물리적 기능 이외에 어떤 측면이 있어야 설득력을 가질까? 이건 참으로 어려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러한 문제와 관련해서 독일 출신의 경제학자 리차드 탈러(Richard Thaler)는 정말로 합리적인 결정은 인간의 감성적인 요소를 고려하지 않고는 내려질 수 없다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다. 그의 대표적인 저서는 ‘넛지(Nudge)’이다. 넛지는 흔히 팔꿈치로 툭툭 치는 걸 의미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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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학설을 동원하지 않더라도 우리들 대부분은 물건을 고를 때 기능적으로 문제가 없더라도, 감성적으로 납득되지 않으면 선택하지 않는다. 소위 마음에 내키지 않는 물건을 사지 않는다. 그런데 반대로 아무리 비싸더라도 감성적으로 설득되면, 이른바 ‘필이 꽂히면’ 지갑을 여는 게 사람들의 모습이다.

 

그런 면에서 모닝의 숙제는 참으로 어렵다. 제한된 기술과 가격에서 소비자들을 기능적으로나 감성적으로 모두 만족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디지털 감각으로 무장한 새로운 모닝이 시장에서 어떤 모습을 보이며 나아갈지 지켜보자.

 

글 / 구상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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