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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매끈한 유리창과 필러의 디자인

페이지 정보

글 : 구상(koosang@hongik.ac.kr) ㅣ 사진 : 구상(koosang@hongik.ac.kr)  
승인 2023-08-18 12:11:16

본문

차량의 공기역학적 설계나 디자인은 까다롭습니다. 공기저항계수를 줄이기 위한 노력은 디자이너와 설계자 모두에게 힘든 일입니다. ‘유선형’ 이라는 것이 말은 쉽지만, 정말로 공기역학적 성능이 좋은 ‘유선형’ 차를 만든다는 것은 단지 멋있는 그림 만으로 되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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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물방울같은 유선형의 차체 형상이 유리한 건 틀림 없지만, 실용성을 가져야 하는 자동차를 물방울 모양으로만 디자인하면 편리한 차가 되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이 바로 몇 군데의 디테일이 전체 차량의 공기 역학에 큰 영향을 준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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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 하나가 바로 측면 유리창의 곡면과 차체와의 단차(段差)입니다. 이 부분은 흔히 유리창과 A-필러, 또는 유리창과 도어 섀시(door sash)와의 간격의 차이로 보이는 부분입니다. 일상 속에서 우리들은 이런 부분의 단차가 있는 줄도 모르고 전혀 의식하지 않고 지나가는 게 보통입니다.

 

그런데 이 부분을 매끈하게 만드는 것은 의외로 간단하지 않습니다. 최근에 나오는 차들 중에는 정말로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을 만큼 단차가 없이 매끈하게 만들어진 양산차들도 있지만, 대개의 양산차들은 측면 유리창과 도어 섀시의 단차가 적게는 4~5mm에서 크게는 10mm 이상 나는 차량들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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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콘셉트카는 양산성이나 실용성을 고려하지 않고 만들므로 매끈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양산차들은 유리를 여닫아야 하고 실내 부품들과 도어 내부의 구조 등을 고려해야 하므로 매끈하게 만들기가 쉽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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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측면 유리창의 디자인은 차체의 벨트 라인(belt line), 즉 도어 패널과 측면 유리창의 수평 분할선 부분의 높이에 의해 이미지가 달라지고 단차 변화의 중요한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벨트 라인이 높고 좁은 유리창을 가진 차량은 실내 공간이 폐쇄적 인상이 들기도 하지만, 그대신 차체 디자인 이미지는 육중한 이미지를 주게 됩니다. 이에 비해 낮은 벨트 라인에 의해 넓은 측면 유리창의 차체는 개방적 이미지를 주기도 합니다.

 

그런데 측면 유리창의 넓이는 마치 남성 정장에서 넥타이의 폭이 시대에 따라 좁아지거나 넓어지는 것처럼 일종의 유행을 가지고 있는데요, 대체로 1980년대까지는 벨트 라인이 낮고 측면 유리창이 넓은 것이 대세였습니다. 이렇게 유리 면적이 변화되는 것은 기술적으로는 공기저항계수를 낮추기 위해 도어 섀시(door sash)와 측면 유리와의 단 차를 줄이기 위한 설계에 의한 이유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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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에 등장한 아우디 80세단을 보면 유리면과 도어 섀시의 단차가 크지만, 이후에 공기역학적 디자인을 적극적으로 도입한 1986년형 차량에서는 유리면과 도어 섀시 간의 단차가 극적으로 줄어든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와 동시에 벨트 라인의 높이가 앞 뒤 펜더의 능선과 연결되는 높이로 높아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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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유리창의 플러쉬 서페이스(flush surface)의 설계로 인해 풍절음 감소와 차체 공기저항계수는 극적으로 감소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설계는 단지 유리면과 문틀(door sash)의 간격 축소라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고, 측면 유리가 상하로 오르내리기 위해 지나가는 구간에서 차체의 여러 부품의 배치가 변화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까다로운 문제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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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1,300mm 정도의 곡률을 가진 측면 유리를 기준으로 그 안쪽과 바깥쪽을 구분해서 유리 바깥쪽의 임팩트 빔을 비롯해서 실내용 스피커, 혹은 파워 윈도 모터 등을 배치하는 작업이 까다롭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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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에서와 보듯이 유리 바깥쪽으로는 임팩트 빔이 배치되어야 하고, 유리 안쪽에는 스피커, 혹은 윈도 모터 등이 배치되어야 하므로, 가령 도어 섀시(sash)와 유리면의 단차를 줄이기 위해 유리를 차체 바깥쪽으로 10mm 정도 밀어낸다면, 도어 내부의 구조 또한 적지 않은 변화가 초래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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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나온 포르쉐 파나메라와 같은 신형 차량들에서는 여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도어 섀시와 유리면의 단차를 없애 거의 같은 면처럼 만든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정도로 깔끔하게 만들기 위한 디자이너와 설계자의 노력은 정말 고된 여정이겠지만, 잘 드러나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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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차량 중에서는 이 정도의 단차 축소 차량은 아직 발견되지는 않습니다. 얼마 전에 등장한 스타리아가 단차 없는 매끈한 측면 유리창을 가지고 있지만 2열과 3열 측면 유리만 그렇고 1열의 측면 유리는 도어 설계와 관련돼서인지 단차가 있습니다. 자동차가 달린다는 것을 기준으로 본다면 이러한 유리면 단차를 포함한 그린하우스 디자인은 차량의 본질적 부분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완성도 높은 디자인과 이미지의 차량을 만들기 위한 노력은 매끈한 유리창 단차를 통해서도 나타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글 / 구상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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