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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브리사와 T600의 복원, 그리고 브랜드 역사

페이지 정보

글 : 구상(koosang@hongik.ac.kr) ㅣ 사진 : 구상(koosang@hongik.ac.kr)  
승인 2023-09-05 15:32:07

본문

현대자동차의 포니 쿠페에 이어 기아자동차가 1974년도에 내놓았던 브리사(Brisa) 승용차와 1970년도에 나온 삼륜 소형 화물차 T600이 복원됐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1970년대 우리나라 도로 풍경에서 빠질 수 없는 승용차는 물론 한국 최초의 고유모델 포니가 대표적이겠지만, 그에 못지않게 대표적인 모델로 기아산업-기아자동차라는 사명은 1990년부터 쓰기 시작했습니다-이 내놓은 소형 승용차 브리사(Brisa)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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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cc 엔진에 4단 수동 변속기를 탑재한 브리사는 오늘날의 차로 본다면 경승용차급 이었지만, 나중에 1,300cc 엔진까지 탑재하면서 포니와 함께 우리나라에서 가장 대중적으로 사랑받은 승용차였습니다. 차의 이름 ‘브리사(Brisa)’는 포르투갈어로 ‘아름다운 바람(美風)’ 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며, 영어로는 동쪽으로 부는 무역풍 등의 의미를 가진 것으로, 기아산업과 기술제휴가 돼 있던 일본의 동양공업-지금의 마쓰다-이 1970년에 개발했던 소형 승용차 ‘파밀리아(Familia)’의 2세대 모델을 국산화 시킨 차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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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기아산업의 브리사는 현대자동차에서 포니를 내놓기 전까지 거의 국민차와도 같이 자가용과 택시로 인기를 누린 모델이었습니다. 브리사는 고유 모델은 아니었지만,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기에 보급된 소형 승용차로써 국민차처럼 인식된 대중적인 승용차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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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의 브리사는 본래의 마쓰다 파밀리아와 동일하게 크고 둥근 헤드 램프를 좌우에 각각 한 개씩 단 디자인으로 나왔지만, 현대자동차의 포니가 좌우 각각 두 개씩 달린 헤드램프, 소위 ‘쌍라이트’ 디자인으로 나오자, 기아산업도 자체적으로 쌍라이트 디자인으로 바꾼 후기형 브리사를 1977년부터 생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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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사는 초기형과 후기형이 헤드램프 이외에도 C-필러의 물받이 형태도 달라집니다. 요즘 승용차들은 물받이가 드러나는 차들이 거의 없지만, 1990년대까지도 물받이를 외부에 설계한 디자인이 보편적이었습니다. 물론 저런 외부 물받이는 고속 주행 시에 풍절음을 발생시키는 등 공기역학적으로는 불리한 디테일이어서 최근의 차량들은 매끈한 설계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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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사의 인스트루먼트 패널은 크러시 패드 상부가 매우 높게 만들어져 있는 형태이면서 좌우 대칭의 구성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크러시 패드를 공용하면서 글러브 박스 뚜껑과 운전석 클러스터 패널만 바꾸면 좌우의 운전석 변경 개발이 가능한 장점도 있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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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1977년에는 후속 모델 ‘브리사 II’ 가 나오는데요, 이 모델은 브리사보다는 커진 차체로 포니와 경쟁을 본격적으로 하게 됩니다. 이후 1979년에 ‘K303’ 이라는 이름으로 바꾸면서 앞모습도 바뀝니다. 아무튼 그래서 브리사 시리즈는 그 당시에 자가용과 택시로 널리 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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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복원된 브리사는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 빗물 받이 형태, 그리고 휠과 테일 램프 등 디테일을 보면 후기형 브리사입니다. 저는 기아자동차에 1988년에 입사해서 소하리 공장-현재의 광명오토랜드-에 있던 중앙기술연구소 디자인실에서 근무하기 시작했는데요, 그 당시 소하리의 화이트 하우스라고 불린 본관 1층 로비에 자주색 후기형 브리사가 한 대 전시돼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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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후기형 브리사의 생산이 종료된 것이 대략 1980년정도였으므로, 그 당시에도 이미 단종된 뒤로 8년이나 지난 모델의 새 차가 전시돼 있다는 것에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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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차는 어느 날 사라졌었는데요, 그 뒤로 창고에 보관을 했는지 폐차를 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이번에 복원된 검정색 브리사가 그때의 자주색 차량을 보관했다가 그걸 복원한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브리사는 픽업으로도 개발됐고, 후기형 쌍라이트 모델 픽업도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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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에 함께 복원된 소형 3륜 화물차 T600 역시 일본 마쓰다가 개발했던 소형 화물차를 기아산업이 도입해서 생산한 것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용달차’ 라고 불렸었습니다. 물론 이보다 더 큰 T2000이라는 삼륜 화물차도 있었는데요, 오늘날의 2.5톤급의 차량으로, 역시 마쓰다의 것을 들여온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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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자동차산업이 생산량으로 글로벌 5위권이고, 이제는 독자적인 기술력으로 고급승용차까지 개발하는 자동차산업 강국이 됐지만, 국산 승용차를 클래식 카로써 보는 시각은 아직 부족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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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자동차 기업 중에서 자신의 자동차 박물관을 가지지 않은 곳은 없습니다. 그런 면에서 아직은 현대자동차그룹이 가야 할 길이 멀어 보입니다. 역사에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서 고급승용차와 기술의 독자성을 논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물론 최근에 포니 쿠페의 복원을 비롯해 이번에 브리사와 T600의 복원으로 비로소 우리나라 자동차 기업이 기술적 차별성의 바탕이 되는 역사와 헤리티지의 중요성을 깨닫기 시작한 것이므로, 정말로 많이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긴 합니다.

 

시간이 흐르는 동안 기아와 현대가 하나의 회사가 됐고, 기아의 초기 차종을 제공한 마쓰다 보다 훨씬 더 큰 규모로 성장했습니다. 비록 우리나라의 자동차산업은 일본 기술의 영향을 바탕으로 시작됐지만, 그러한 속에서도 고유한 디자인에 대한 열망이 있었기에 오늘날 글로벌 자동차산업 국가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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