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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알파로메오 33 스트라달레의 디자인

페이지 정보

글 : 구상(koosang@hongik.ac.kr) ㅣ 사진 : 구상(koosang@hongik.ac.kr)  
승인 2023-10-10 09:47:01

본문

오늘 살펴보는 차는 이탈리아의 알파 로메오에서 2024년형으로 발표한 33 스트라달레(Stradale) 입니다. 이 차량은 완전한 주문생산방식으로 만들어질 것이라고 발표됐고, 차량의 이름에 쓰인 숫자처럼 33개의 유닛에서 주문 생산방식으로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그런데 공식 자료에서도 33개의 유닛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까지는 자세히 언급돼 있지 않습니다만, 아마도 생산 공정의 수를 의미하는 걸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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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33 스트라달레 모델은 알파 로메오가 1967년에 내놓았었던 같은 이름의 차량 디자인을 모티브로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차체 디자인에서 헤드 램프와 차체 뒤쪽의 테일 램프 측면의 검은색 스쿱의 형태 등이 클래식 33 스트라달레의 디자인 요소를 그대로 반영한 디테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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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 방식 역시 1967년 모델과 같이 수공업 방식이라고 합니다. 오늘날에는 당연하게 거의 모든 자동차가 대량생산 방식으로 만들어지지만, 1960년대까지만 해도 미국의 이른바 빅 3 업체를 제외한 유럽 자동차 제조사 대부분에서는 수공업적 방법으로 자동차를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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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알파 로메오 브랜드는 오늘날에도 생산량이 많지 않습니다. 차량 디자인이 개성적이고, 기술적으로도 실용성이나 경제성 보다는 성능을 강조하는 브랜드의 지향점과 차량 콘셉트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런 특징을 가진 브랜드이기에 전반적으로 보편성을 중시하는 우리나라 시장에 알파 로메오는 아직까지 공식 수입되고 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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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33 스트라달레의 차체 디자인은 1967년에 나왔던 클래식 33 스트라달레의 디자인을 재해석한 이미지를 보여줍니다. 물론 신형에 비하면 1967년의 33 스트라달레의 디자인은 오히려 그 시기의 레이싱 카의 전형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전면의 인상은 둥근 후드와 낮게 배치된 헤드램프에 의해 육중한 인상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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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은 전체적으로 유기체적인 형태의 차체로 마치 물개의 몸집을 연상시키는 디자인 이미지이지만, 알파 로메오의 방패 형태의 브랜드 심벌을 연상시키는 삼각형 형태로 후드 모서리를 세운 디자인으로 새로운 시도를 하면서 육중한 인상을 주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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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뒷모습의 원형 테일 램프 디자인은 마치 부릅뜬 눈처럼 램프 위쪽을 사선 형태의 차체로 가려 놓아서 강렬한 인상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공식 발표자료에서도 이런 뒷모습을 ‘야수적’이라고 표현해 놓았습니다.

 

신형 33 스트라달레의 디자인 책임자는 알레한드로 메소네로(Alehandro Mesonero)입니다. 스페인 태생인 그는 르노 브랜드 근무 시절에 우리나라 르노삼성의 디자인 책임자로 근무하기도 했으며, 이후 스페인 세아트(SEAT)를 거쳐 현재는 알파 로메오의 수석 디자이너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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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스트라달레의 실내에서 운전석의 속도계 클러스터는 디지털 기술을 사용했지만, 원형 다이얼 패널을 강조한 속도계 디자인 자체는 아날로그적 감성을 보여줍니다. 여기에 실내의 룸 미러 뒤쪽으로 이어진 천정 부분에 조작장치를 배열한 것과 측면의 유리창이 지붕까지 연결된 디자인은 클래식 스트라달레 모델의 그것과 같은 이미지이면서도 마치 비행기의 조종석을 연상시키는 듯한 레이아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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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기계 가공의 헤어 라인 질감을 강조한 메탈 재질의 콘솔은 터치 스크린이 넘쳐나는 요즘의 차들과 확연히 다른 묵직한 아날로그적 감성을 보여줍니다. 여기에 알파 로메오 차량의 레이스 승리의 상징으로 쓰였던 초록색 네 잎 클로버 심벌을 새겨 놓은 차체 측면과 실내의 메탈 콘솔 디자인은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가장 확실하게 보여주는 아이콘적 요소라고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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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을 강조한 휠의 디자인 역시 클래식 33 스트라달레 모델의 휠 이미지를 반영한 아이덴티티이면서도, 일견 이탈리아 고딕양식의 대표 건축물의 하나인 시엔나 대성당의 스테인드 글라스가 끼워진 둥근 유리창 로즈 윈도(rose window)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입니다. 이런 것이 디자인의 국적성을 보여주는 요소의 하나라고 여겨 지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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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 로메오의 신형 33 스트라달레는 엔진 모델과 하이브리드 모델 모두 준비되는 걸로 보입니다. 그러면서도 매우 높은 성능을 가진다고 발표되었습니다. 이러한 전동화와 효율성은 한편으로 오늘날 자동차 기술의 커다란 흐름으로 보이지만, 전체적인 차량의 성격에서 브랜드 본래의 기술적 특성을 더 강조하는 성격의 차량 개발 또한 오늘날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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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적 디지털 감각만이 우리에게 새로움을 주는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이처럼 강렬한 개성을 감각적인 방법으로 제시해주는 디자인, 그야말로 바라보는 순간 강렬한 영감(靈感)을 이끌어내는 알파 로메오 브랜드의 강렬한 조형 감각은 어쩌면 전동화와 디지털 기술 일색인 자동차에 지친 우리들의 눈을 번쩍 띄게 해주는 또 다른 자동차의 특성임이 틀림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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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미래의 차들은 더 친환경 적이며, 더 많은 디지털 기술이 쓰이며, 더 다듬어지고 세련된 디자인을 지향하겠지만, 그것이 미래 자동차 디자인의 전부는 아닐 것입니다. 기술적으로는 효율성을 추구하더라도 감성적으로는 더 많은 다양성을 가져야 하는 것이 앞으로의 자동차 디자인에서 사람들이 바라는 모습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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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화와 디지털 기술은 자동차의 내부에서 자동차를 더 효율적이고 친환경적으로 달리게 해주겠지만, 완성된 한 대의 자동차가 외부로 보여주는 디자인 감성은 더 다양하고 더 개성적이어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 개성 중에서는 어쩌면 야수적인 감성을 좀 더 세련된 방법으로 보여주는 것이기도 할지 모릅니다. 그리고 아마도 미래의 소비자들은 그것을 더 요구할 지 모릅니다. 그런 맥락에서 오늘 살펴본 2024년형 알파 로메오 33 스트라달레는 미래의 자동차가 가지게 될 다양한 모습 중 하나를 보여주고 있는 건 지도 모릅니다. 대중성 보다는 강렬한 개성, 그런 모습으로 말입니다.

 

글 / 구상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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