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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 교수는 기아자동차 디자인실에서 크레도스 책임디자이너를 역임했으며 기아자동차 북미디자인연구소 선임디자이너를 지내기도 한 자동차디자인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자동차 전문 디자이너입니다. 현재는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구상교수의 자동차 디자인 이야기는 독자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것입니다.

11세대 메르세데스-벤츠 E-Class의 디자인

페이지 정보

글 : 구상(koosang@hongik.ac.kr) ㅣ 사진 : 구상(koosang@hongik.ac.kr)  
승인 2024-01-29 09:47:34

본문

W214 라고 알려진 2024년형 벤츠 E-클래스 11세대 모델이 판매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11세대 신형 E-클래스 디자인을 살펴보는 글을 준비했습니다. 여기에서 먼저 11세대에 걸친 역대 E-클래스를 간략히 비교해보는 표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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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 표는 여러 곳의 자료를 찾아서 요약해 만든 것으로, 공식적인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한 것은 아닙니다. 한편 1세대부터 10세대까지의 E-클래스 세단의 이미지는 여기에서 2023년 7월 6일자의 제 칼럼을 보시면 모두 나와 있습니다. 오늘 글에서는 11세대 E-클래스 세단을 중심으로 이미지를 올려놓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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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세대로 등장한 벤츠의 중형급 모델 E-클래스는 차체 길이를 보면 역대 모델 중 가장 길고 넓습니다. 물론 11세대의 전고 1,460mm 역시 실내 거주성을 위해서 높인 것이기는 하지만, 8세대 모델이 1,485mm로 가장 높았습니다. 11세대의 현재 모델은 바퀴의 비례가 특히 강조돼 있어서 차체 측면에서 전반적으로 매우 건장한 이미지를 주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차체 전체가 곡선과 곡면으로 디자인 돼 있어서 벤츠 브랜드가 10세대 모델부터 지향해 온 유기체적이면서 우아한 감성을 연결해 나가는 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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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는 6세대 E-클래스였던 W124에서 기하학적이면서 기능적인 디자인의 정수를 보여줬습니다. 이후 7세대 W210에서 둥근 헤드램프로 완전히 변신하면서 또 다른 혁신을 보여줬습니다. 8세대의 W211에서는 그런 곡선을 역동적으로 재해석하면서 우아함을 강조했지만, 9세대의 빳빳한 선을 쓴 직선적 디자인의 모델은 전체적으로 완성도가 떨어져 보이기도 했습니다. 물론 이건 저의 견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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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11세대 E-클래스 세단은 곡선적이면서 10세대보다 더욱 더 감성적인 또 다른 변화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헤드램프는 E-클래스 세단의 특징인 두 개의 램프를 상징하는 곡선으로 마치 W 형태 같은 곡선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그동안 이어져오던 벤츠의 디자인 규칙과도 같은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을 분리하던 것에서 벗어나 이들 두 형태 요소를 검은 색의 베젤로 연결해 하나의 덩어리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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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 형태의 램프 곡선은 테일 램프에서도 나옵니다. 단지 헤드램프와 다른 건 램프가 점등 되는 형태가 벤츠 심벌의 삼각별 형태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삼각별 위쪽이 잘린-또는 가려진-모양으로 디자인 해 놓았습니다. 여기에 무슨 특별한 의도가 있는 건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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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로 오면 최근의 디지털 기술과 디스플레이 기술의 발전 속도를 느낄 수 있는 모습의 인스트루먼트 패널이 눈에 띕니다. 물론 운전석 클러스터는 S클래스처럼 직사각형 모양의 독립된 디스플레이 패널을 쓰고 있지만, 센터 페시아와 조수석 쪽에까지 마치 한 장처럼 만들어진 T 형태의 유리 패널이 크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 디스플레이 패널은 알려진 바에 의하면 우리나라 업체에서 만든 것이라고 합니다. 센터 페시아의 화면은 화질도 좋으며, 대부분의 버튼이 터치 방식으로 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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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센터 페시아의 터치식 버튼과 거의 똑같은 배치와 디자인으로, 그러나 전혀 다른 기능의 물리적 버튼도 센터 페시아 아래쪽에 달려 있습니다. 전원이 꺼졌을 때도 써야 하는 비상등 버튼이나 오디오 전원 버튼은 어쩔 수 없이 아날로그 방식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건 디지털기술의 맹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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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유불급(過猶不及), 지나침은 모자람 보다 못한 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그 아날로그 버튼들은 깨알 같은 크기인데, 벤츠의 인터페이스 엔지니어의 의도는 무엇이었을까요? 게다가 우리나라에서 비상등은 비상시에는 물론이고 뒤차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는 등 의외로 자주 쓰게 되는데요, 센터 페시아 보다 더 아래쪽에 잘 안보이는 곳에 있어서 운전 중에 조작하려면 불가피하게 전방 주시 태만이 유발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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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트루먼트 패널에서 다른 특징적인 부분은 긴 환기구 디자인입니다. 디스플레이 패널 위를 마치 지붕을 둘러친 슬림 형태로 만들어진 환기구 디자인은 최근에 유행하는 이른바 데코 그릴의 모습입니다. 여기에 가느다란 크롬 몰드가 둘러져 있고, 그 몰드를 따라 무드 조명이 적용된 걸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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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거주성은 무난할 듯 합니다. 특히 뒷좌석의 레그룸은 벤츠의 중형급으로서는 무난한 수준으로 보이지만, 이 부분에서는 아무래도 우리나라의 승용차들이 절대적으로 유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물론 11세대 E-클래스 세단은 장축 모델이 중국과 인도 등에서 시판되는데요, 차체 외부의 모습이 마치 벤츠의 최고급 모델 마이바흐 세단의 축소판처럼 만들어져 있고, 뒷좌석의 레그룸도 커진 모델입니다. 그 모델을 국내에 들여와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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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세대 E-클래스 세단은 새로운 기술과 디자인으로 혁신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많은 것이 바뀌었지만, 바뀌지 않은 것은 후드에 붙은 벤츠의 엠블럼 일 것 같습니다. 저 엠블럼은 많은 사람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되는 것임에 틀림 없습니다.

 

11세대 E-클래스 세단은 혁신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새로운 헤드램프와 그릴이 그렇고 다소 놀라운 테일 램프 역시 그러합니다. 모든 신형 벤츠가 추구하는 것은 최고의 안락성과 디자인의 완성도 이겠지만, 되돌아보면 9세대 W212는 지금 봐도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디자인입니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아무리 이상한 디자인일지라도 분명히 누군가가 최종적으로 결정을 했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그리고 그 결정에는 새 모델의 성공에 대한 확신이 있었을 것입니다. 새로운 11세대 E-클래스 세단은 기술적으로 커다란 진보를 이루었겠지만, 한편으로 드는 생각은 내/외장 디자인에서 15년 전의 9세대 모델 디자인에서 느껴졌던 의문스러운 감성의 재현이 아니기를 바래봅니다.

 

글 / 구상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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